[뉴스] [경희의 유산] ⑯진정한 ‘강인함’의 조건
경희의 유산 ⑯ 『웃는 사자상 ①』
# 작년 9월부터 경희기록관은 우리신문과 함께 ‘경희 유산을 찾아서’를 연재한다. 서울, 국제, 광릉 캠퍼스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유산과 자연 유산은 물론 경희기록관이 소장하고 있는 우리 대학의 역사적 기록물, 경희만의 고유한 정신 유산들을 중심으로, 그들에 관한 역사적 사실,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 숨겨진 흥미로운 에피소드 등을 글과 사진으로 소개한다. 1차로 여름까지 연재를 진행하고, 1년간의 연재 결과를 바탕으로 내용과 형식을 보완해 2차 연재를 진행할 계획이다.

▲ 1959년 9월, 본관 앞에 사자상을 설치하는 모습
서울캠퍼스 본관 앞 중앙 계단 좌우에는 경희를 상징하는 두 마리의 웃는 사자상이 있다. 1959년 9월 15일 설치된 이 사자상은 조각가 김찬식(전 홍익대 미술대학장) 씨가 석공 6명을 데리고 2개월여 만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당시 우리 대학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본관 앞에 사자상을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1969년 발간된 <경희 20년>에는 그 의미가 이렇게 기록돼 있다. “사자는 백수(百獸)의 제왕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사자는 신 중의 신, 태양을 상징했다. 경희대학교가 사자를 마스코트로 하고, 본관 앞에 그 조각상을 앉힌 것은, 경희 건아는 태양처럼 빛나는 지도자가 되고, 경희대학교가 대학 중의 대학임을 의미한 것이다. … 사자인 태양신이 피라미드를 지키는 것처럼, 본관 앞에 서 있는 두 마리 웃는 사자는 반석 위에 우뚝 솟은 본관을 영원히 지켜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자는 자연 세계의 역동과 힘을 상징한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헤치고 정점에 선 존재라는 뜻에서 ‘백수의 왕’으로 불린다. 그만큼 사자는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웃는 사자는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강인함을 넘어 타자에 대한 관용과 여유의 자세를 지닌 존재를 의미한다. 너그러움과 헤아림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치열한 현실 세계에서 자칫 잃기 쉬운 관용을 품고 살아가자는 것이 웃는 사자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 1959년 9월, 본관 앞에 사자상을 설치하는 모습
우리 대학은 일제 강점기와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의 여진이 채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발발한 한국전쟁의 한복판에서 태동했다. 나라와 민족의 생존과 자존이 무엇보다 절실했던 시절, 경희는 비운의 역사적 현실을 헤쳐갈 강인한 생명력과 삶의 의지를 중시했다. 이 무렵 세워진 웃는 사자상은 어떠한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널리 타인을 포용하고,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는 관용의 자세야말로 경희가 지향하는 인간상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본관 외에도 캠퍼스 곳곳에서 웃는 사자상을 만날 수 있다. 법학전문대학원 앞 동의마당, 국제캠퍼스 체육대학관 앞이 대표적이다. 서울 중앙도서관 건물 양쪽 날개부 상단, 경희중·고 교사 뒤편 쉼터 지붕 위에도 웃는 사자의 작은 부조물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 군데 더 있다. 본관 정면 오른쪽 입구 계단 양쪽에는 소맷돌이 놓여 있다. 이 돌에 새겨진 조각을 잘 들여다보자. 방긋 웃고 있는 작은 암수 사자 한 쌍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경희의 유산’ 다음 회에선 동의마당 앞 웃는 사자상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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