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총학 선거무효 사태] 초유의 부정투표 사실로… 확운위 ‘선거 무효’ 가결 ‘퀘스트’ 선본 징계 확정, 해당 선본원 징계는 미정
【서울】 KHU:EST(퀘스트) 선본의 당선을 무효로 하는 안건이 지난 4일 제2차 임시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에서 가결됐다. 퀘스트 소속 선본원이 무용학부관 기표소에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투표한 사실이 공개된 지 일주일 만이다.
지난 4일 열린 제2차 임시 확운위는 총학생회 선거 ‘당선 무효’ 안건을 찬성 68표(71.6%), 반대 11표(11.6%), 기권 16표(16.8%)로 가결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는 퀘스트 선본원의 부정투표 사실을 확인해 퀘스트 당선을 보류하고, 이후 당선 무효 안건을 확운위에 상정했다.
부정투표는 총선거 2일 차인 지난 25일 오후 1시경 발생했다. 무용학부관 기표소 선관위원이 기표소를 잠시 비운 사이 퀘스트 선본원 A 씨가 무용학부 유권자 명의로 17건의 투표를 대리 행사했다.
이후 명의가 도용당한 무용학부 소속의 B 씨가 투표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투표권이 이미 행사됐다는 이유로 투표를 할 수 없게 됐다. B 씨는 지인이 소속된 Knowhow(노하우) 선본에 이를 알렸고, 노하우는 개표날 이를 중선관위 측에 전달했다. 이날 개표는 예정 시간보다 2시간가량 늦게 시작했다. 당시 중선관위원회 측은 개표 지연 사유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후 무용학부관 기표소 부정투표 사실이 공개되자, 중선관위는 기표소 촬영 CCTV 전수조사를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진행했다. 조사 결과 경영대 기표소에서도 선거기간 3일 동안 오전 11시 45분부터 오후 1시 15분까지 선관위원이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투표가 발생했던 무용학부관 기표소에는 첫째 날에도 선관위원이 오전 중에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추가 부정행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강진(무용학 2023) 무용학부 선관위원장은 “(부정행위가 일어난) 당일은 무용학부 3학년의 공연일이었기 때문에 학생회 인원이 선관위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업무가 동일 시간대에 몰리며 관리 공백이 생기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선관위의 미흡으로 선거의 신뢰성을 지키지 못한 부분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향후 선관위원 인력을 확충하고 운영 체계를 명확히 인수인계하겠다”고 밝혔다.
4일 열린 임시 확운위에서 각 총학생회 후보 선본은 엄 중선관위원장 대독을 통해 입장문을 밝혔다. 노하우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학교 학생사회의 신뢰를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당선 무효와 재선거에 대한 안건을 상정했다. 퀘스트 후보자·선본원, 선거 관리를 책임진 선관위원에 대한 징계도 요청했다. 퀘스트는 “구성원들께 죄송하다”면서도 “해당 사안이 당선 무효까지 이어질 근거는 세칙상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부정투표를 저지른 퀘스트 측 선본원과 당시 기표소에 부재했던 무용학부 선관위원에 대한 징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엄규민(경영학 2020) 위원장은 “세칙에 따라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관련 규정이 불명확해 선거법이나 학칙을 준용해야 한다”며 “징계 방안은 추후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인정보가 도용돼 투표권을 빼앗긴 무용학부 학생들은 사건의 정확한 사실 규명과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피해자 C 씨는 “내 표가 도용됐다는 사실을 처음엔 실감하기 어려웠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진실을 밝히고, 당사자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D 씨는 “일부의 위법행위로 무용학부 전체의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고 심경을 밝혔다.
서울캠 총학생회는 다음 달 1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총학 보궐선거는 내년 3월경 진행될 예정이다. 재투표는 시행되지 않는다.
김규연 기자 imgonnadoit@khu.ac.kr
오승현 기자 dirk0212@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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