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58년 만에 다시 찾은 배움의 길, “학생이라면 무엇이든 시작했으면 반드시 끝을 내야 한다”
# 2025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지난 25일 평화의 전당과 선승관에서 열렸다. 우리 신문은 졸업을 맞아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을 마무리한 우수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83세의 나이에 석사 과정을 마친 우리학교 최고령 석사학위생 모길연(체육학 석사 1968) 동문을 만나 그의 일생과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봤다.

▲ 모길연(체육학 석사 1968) 동문은 83세의 나이에 체육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치며 우리학교의 ‘최고령 석사’에 등극했다. (사진=모 동문 제공)
83세의 나이에 석사 학위를 받기까지 모길연(체육학 석사 1968) 동문에게는 58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모 동문은 1968년 우리학교 체육대학원 체육학과에 입학했지만 석사 과정 1년을 마친 후 미국으로 떠났다. 마치지 못한 석사 과정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그는 지난해 체육대학원에 재입학했고, 마침내 우리학교의 ‘최고령 석사’에 등극했다. 최근에는 그의 석사 학위 논문인 ‘연령에 따른 여성 노인의 신체 구성, 골밀도, 혈관 기능 및 체력 비교’가 발표됐다.
어린 시절부터 그의 공부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모 동문은 “당시에는 형편이 어려웠지만 공부만큼은 곧잘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고등학교 시절 줄곧 우등생이었고 학급 반장과 학생 대표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가 체육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특별했다. 당시 동네에 미군 부대가 위치한 덕에 평소에도 미군과 쉽게 교류할 수 있었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 미군의 제의로 태권도를 지도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미군 쪽의 체육 담당 ‘레크레이션 리더’를 뽑는 공고에 지원해 합격하며 미군 체육 시설을 관리했다.
이러한 경험은 자연스레 체육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비록 대학은 성적에 맞춰 다른 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지만 1968년 졸업 이후 우리학교 체육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학사 학위를 받고 이후 좀 더 노력해서 체육대학원을 가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면서 “미군에서의 경험 덕인지 당시 학장님께서도 크게 환영해주셨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체육 분야에 대해 더 깊이 배우고자 시작한 대학원 과정이었지만 석사 1학년을 마친 시점에서 그는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섰다. 결국 학업을 중단하고 미국행을 결심했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함이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다”는 그는 아내와 함께 50년 넘게 커피숍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이후 점차 생활에 여유가 생기며 미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긴 시간 미국에서 생활하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늘 미완으로 남은 학업에 대한 아쉬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가족들에게도 은퇴하면 꼭 경희대로 돌아가 석사를 마치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미국에서 학위를 따라는 권유도 있었지만 시작을 경희대에서 했으니 목표는 경희대에서 석사를 마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은퇴 이후 그는 바램을 이루기 위해 다시 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학교 측에서도 학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모 동문은 직접 교수들을 찾아가 자신의 의지를 전했다. 그는 “2024년 10월에 가족들과 한국에 방문해 학장님과 교수님들을 찾아뵀다”며 “무척 반가워하시면서 어떻게든 복학을 도와주시겠다는 말씀에 눈물이 날 만큼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2025년, 다시 시작된 대학원 생활에서 그는 누구보다 성실한 태도로 학업에 임했다. 학교 인근 자취방에서 생활하며 매일 아침 일찍 등교해 늦은 밤까지 공부를 이어갔다. 오랜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한 ‘학생으로서의 삶’은 그에게 무엇보다 소중했다.

▲ 모 동문과 함께한 체육대학원 동기들. 모 동문은 “무슨 일이든 시작했으면 끝을 내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스포츠지도학과 정현철 교수 제공)
‘캠퍼스라이프’도 빼놓지 않았다. 체육대학 내 체육관과 샤워실은 물론 학생회관 식당까지 학교 시설을 알차게 이용했다. 특히 체육대학에서 학생회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경사가 가팔라 학생들 사이에서 ‘헐떡 고개’로 불리기도 하는데, 아침마다 여느 학생들과 다름없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으러 그 고개를 넘었다. 그는 “길이 가파르긴 했지만 오르내리며 운동도 되고 좋았다”며 “그 산책길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한 번은 학생회관 식당에서 직원으로부터 학생이냐는 질문도 받았다. 그는 “그렇다고 답했더니 깜짝 놀라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공부를 이어가는 틈틈이 동료 대학원생들에게 영어를 알려주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주변 학생들과 지도 교수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모 동문이 강조한 가치는 단순하다. 그는 “무슨 일이든 시작했으면 끝을 내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학교에 있는 동안 학업과 연구에 최선을 다해 훌륭한 성과를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 역시 배움과 이어져 있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며 스스로를 계속 발전시키고 싶다”며 “여러 방면에서 능력을 갖추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서는 학교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남은 인생을 더 열심히 살아 언젠가 학교에 기부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며 “장학금 지원이나 풍부한 연구자료 구비, 시설 개선 등을 통해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58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완성한 그의 배움은 단순한 학위 취득을 넘어 우리 삶의 태도에 대한 메시지를 남긴다.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맺는 것, 그리고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 이것이 모 동문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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