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강의실 정치적 발언에 민감··· “정서적 양극화가 원인”
# “교수님 정치 색깔 자제 좀 ㅠㅠ”, “교수님 정치 성향 갈수록 심해지네” 교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강의평에는 교·강사의 강의실 내 정치적 발언에 대한 학생의 부정적인 견해가 자주 비춰진다. 학생들은 왜 수업 내 정치 발언에 민감할까. 교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교·강사 3명과 학생 3명의 의견을 통해 이를 살펴봤다.
교수들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강의실 내 정치적 수용도가 낮아졌음을 체감하고 있었다. 최현진(정치학) 교수는 “2014년 처음 교수가 됐을 때만 해도 강의실에서 정치적 발언이 이슈가 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김은하(한국문학) 교수 역시 “지금은 세대와 성별에 따라 입장이 극명히 나뉘어 예민한 주제를 다루기 힘든 환경”이라며 “학생들이 불편할 만한 발언을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윤성이(정치학) 교수는 “학생들의 수용도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다”며 위 시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토론 수업에서 자기 생각을 훨씬 더 많이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강의실 내 정치 발언이 민감해진 배경으로 교수들은 정서적 양극화를 꼽았다. 최 교수는 “사회 전반에 급격히 진행된 정서적 양극화가 원인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서적 양극화가 심해지면 내가 정의롭고 내 생각이 곧 민주적이라고 믿게 된다”며 “나와 다른 생각은 반민주적인 것으로 간주해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정치적 발언’이란 주로 특정 정치인의 행보를 비평하거나 정당 간의 이해관계를 언급하며 교수자의 개인적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이다. (사진=대학주보DB)
디지털 환경이 학생들의 수용 방식을 바꿨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교수는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어떤 현상에 대해 자기 생각을 밝히는 것이 일상이 되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라진 소통 구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다. 김 교수는 “온라인 소통이 ‘부족화’된 집단끼리 혐오 발언을 주고받는 형태로 변질돼 오프라인 강의실의 대화까지 위축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정치적 발언’이란 주로 특정 정치인의 행보를 비평하거나 정당 간의 이해관계를 언급하며 교수자의 개인적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이다. 강의실 내 정치 발언에 대해 학생들이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무조건적인 거부감은 아니다. 이들은 대체로 해당 발언이 수업과 연관된 학문적 내용이면 수용하는 분위기다. 김태은(회화 2025) 씨는 “교수의 정치적 견해는 조심스러워야 하지만, 사회적 맥락이나 비판적 사고를 돕기 위한 예시라면 수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손성현(hospitality경영학 2025) 씨는 “과하지 않다면 일부 정치적 견해는 은연중에 드러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와는 별개로 학점 불이익에 대한 우려는 학생들의 자기 검열로 이어지기도 했다. 김 씨는 “레포트나 답안지를 작성할 때 교수의 관점과 크게 충돌하지 않는 방향으로 서술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연(사회학 2024) 씨는 “교수의 정치 성향에 맞춰야 점수를 잘 받는다는 루머를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교수 성향에 따라 과제의 주제 선정에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수들은 대학이 지켜야 할 본질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해법에 대해서는 조금씩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대학은 권력 투쟁의 장이 아닌 사회과학적 원리에 기초한 곳이어야 한다”며 “교수자의 발언은 개인 판단이 아닌 학문적 이론에 기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 교수는 “중립이라는 강박에 갇혀 진실한 대화나 교육적 시도가 위촉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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