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공대에서 시작된 작은 실험, 대학 전체 AI 생태계로 논문 작성부터 행정까지…‘혁신’ 실험 시작
#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특정 학문이나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의 교육과 연구, 행정업무 전반에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지난 4월 공과대학은 AI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AI 위원회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생각 중인지 참여 위원들을 만나봤다.
공대 학장 제안으로 출범
각 과 신임 교원으로 구성
AI 위원회는 최진환(기계공학) 공대 학장의 제안으로 출발했다. 위원회를 제안하며 그는 “AI 기술을 단과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도입해 교육과 연구, 행정 전반의 혁신 방안을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단순한 미래 전망이나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AI를 ‘어디서, 어떻게’ 쓸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실험해 보자는 뜻이었다.
위원장은 임재혁(기계공학) 교수가 맡았다. 이전부터 AI를 활용한 대학원 생활 활용법 강의, 최신 인공지능기법 및 구조해석, 딥러닝과 미시역학 모델재생성 등 AI 기술 활용 관련 꾸준한 실적을 인정받은 것이 그 배경이었다.
“작년 대한기계학회에서 전북대학교 교수로 재임 중이던 임 교수를 처음 만났죠. 임 교수가 여러 분야에서 AI 활용이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해 위원장으로 적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최 학장은 임 교수를 위원장이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렇게 임 교수는 신임 교원임에도 위원장을 맡게 됐다.
“AI는 비교적 새로운 학문 분야이기에, 신임 교원들이 기술 활용에 더 능숙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있는 경우가 많아 위원회의 활동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죠.” 최 학장은 AI의 특성에 맞게 공대 각 학과에서 1명씩, 관련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는 신임 교원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임재혁(기계공학)교수 ▲김영훈(산업공학) 교수 ▲백장운(건축학) 교수 ▲김석현(수자원시스템공학) ▲조형태(화학공학)교수 ▲황경은(건축학) 교수 ▲유창규(화학공학) 교수가 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
▲ 공대 AI 위원회는 최진환 공대 학장의 제안으로 출발했다. 해당 위원회는 신임 교원으로만 구성됐는데,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신임 교원들이 기술 활용에 능숙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임 교수 제공)
연구분야 활용을 넘어
교내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AI
“처음에는 학문적 연구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곧 교내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어요.” 임 위원장은 초기에는 교수 연구 분야에 국한된 논의가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학생과 교직원까지 체감할 수 있는 활용 방안으로 주제가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위원회는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열어 AI 연구 방향과 적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공대 AI 위원회는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백 교수가 주도한 ‘논문 작성 보조 AI 에이전트’와 김영훈 교수가 이끈 ‘행정업무 보조 AI 에이전트’가 있다.
백 교수는 실제 연구 중 불편을 겪은 경험에 착안해 여러 논문 보조 AI 프로그램의 장점을 보완하는 논문 작성 보조 AI 에이전트를 고안했다. 이는 논문 작성 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문법적 정확성과 가독성을 높인다. 또 데이터 시각화를 쉽게 지원해 연구자의 생산성을 높인다.
백 교수는 “2주라는 단기간 내에 완성했다”며 “몇 년 전부터 고민하던 내용이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영훈 교수팀이 개발한 에이전트는 교직원들의 학사 및 규정 업무를 지원한다. 베타테스트 결과, 단순 키워드 입력만으로도 필요한 규정과 출처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어 행정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테스트에 참여한 최정미 행정계장은 “AI 활용 이후 업무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됨을 체감했다”며 “전에 없던 경희대 고유의 AI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AI 윤리적 문제와
AI 위원회가 나아갈 방향
AI를 활용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AI 위원회가 마주한 문제와 개선점은 아직 남아있다. 백 교수가 고안한 AI 에이전트는 예민한 윤리적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백 교수는 “논문 작성 시 논문 형식과 내용의 획일화, 연구자의 창의적 역량 저하, 데이터 오류 등 AI 에이전트가 지닌 민감한 문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AI 보조 조교 에이전트 프로그램 또한 과제가 남아있다. 학생마다 졸업 요건 등의 규정이 달리 적용돼 예외가 존재하는 점 때문이다. 아직 정식 사용까지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다.
김 교수는 “다양한 규정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위원회 교수들은 AI가 도출해 낸 결과를 의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석현 교수는 “AI를 하나의 협력자로 인식하되, AI가 도출해 내는 결과를 항상 의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대 AI 위원회는 추후 우수 연구 수행 및 AI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활동할 계획이다. 끝으로 최 학장은 “현재 연구 수행 업무의 50% 정도를 AI가 대체하고 있으며 비율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원생들에게도 AI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안해 더 높은 수준의 논문 생성과 대학원생 유치를 목표로 할 것”이라며 “공대 AI 위원회가 타 단과대에도 좋은 자극제가 돼 좀 더 큰 AI 위원회가 탄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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