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연속기획-AI ②] “AI 활용 연구지원에 최우선” 폐해 예방할 교육도 병행해야
연재 - 대학 AI 위원회 출범
① 타 대학 AI 활용 사례
② AI 활용에 대한 구성원 의견
# 우리학교는 지난 8월 AI 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교육·연구·행정 전반에 AI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학 차원의 AI 시스템을 구축해 영역 전반에서 혁신적인 활용을 실현해 가는 것이 목적이다. AI 위원회가 아직 출범 초기 단계인 만큼, 우리신문은 타 대학의 사례를 살펴보고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 4회에 걸쳐 우리학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우리신문은 구성원을 대상으로 AI 활용에 대한 기대와 요구를 묻는 ‘우리학교 AI 활용 관련 학생 교수자 교직원 대상 설문조사’를 지난 23일부터 3일간 실시했다. 또한 교수 11인과 학생 7인에게 연구와 학업에서 AI를 활용한 경험 및 향후 우리학교 AI 시스템을 향한 요구 등을 구체적으로 물었다.
설문조사에서 AI 사용 실태를 파악한 결과, 구성원들은 AI 활용에서 ‘글쓰기 및 전반적인 작업용 AI인 챗GPT, Grok, Gemini 등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AI 활용 목적은 정보·지식의 활용(자료 검색, 정리, 분석, 학습 지원 등)이 컸다.
우리학교 구성원, AI 활용
연구 지원에 가장 많은 응답
우리학교 구성원들은 AI 활용에서 무엇보다 ‘연구 지원(논문 검색·정리, 데이터 분석, 실험 보조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수와 학생 모두 연구 현장에서 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성기완(영어교육)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며 기초적인 문헌 자료 및 통계와 같은 부분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대규모 언어모델(LLM) 활용에 머무르지 않고, 연구 현장에서 AI를 보다 정교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빅데이터응용학과 김태경(경영학) 교수도 “일상생활 용도의 LLM 사용은 이미 보편화됐다”며 “앞으로 AI는 연구와 지적자산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이현(물리학 석사 2기) 씨는 “반도체 연구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반도체 물질에 대해 기존 연구들이 어떤 기법을 사용했는지를 찾기 위해 SCIspace(논문 분석 AI 툴)를 적극 활용했다”고 전했다. 다만 “없는 정보나 부정확한 정보가 나오기도 해서 교차 검증을 반드시 하고 있다”며 “연구 지원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논문 검색에 특화된 AI 툴이 개발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AI 교육·행정 수요 잇달아
단순 업무 크게 감소
한편 ‘교육 지원(수업자료 제작, 맞춤형 학습 지원, 자동 채점·피드백 등)’에 대한 AI 활용도 연구 지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요를 보였다.
조교 업무를 대신하는 AI에 대한 수요도 있었다. 기계공학과 김상현(기계공학) 교수는 바이브 코딩과 함께하는 로봇 프로그래밍 수업에서 구글 Gemini를 활용하고 있다. 김 교수는 “Gemini CLI는 학생들의 틀린 부분을 검수하거나, 주석도 달아주고, 학생들의 질문도 받아준다”며 “조교 업무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일괄 채점 등의 조교 업무를 대신해 주는 AI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교육 분야뿐 아니라 ‘행정 영역(규정 검색, 상담 챗봇, 행정 업무 자동화 등)’에서도 AI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위해 스무 개 이상의 서류를 작성해야 했던 지리학과 최서희(지리학) 교수는 “AI 자동완성으로 행정서류 양식에 인적 사항을 중복해서 입력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RISE 사업의 캡스톤디자인 수업 관련 제출 서류는 17종으로, 각각 인적 사항을 기입해야 한다.
학내 부서와 하루 종일 전화가 닿지 않은 경험이 있는 원자력공학과 허균영(원자력시스템공학) 교수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California State University)의 사례를 언급했다. 허 교수는 “해외 대학의 사례처럼 이메일보다 좀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AI 챗봇 등을 운영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수강신청 등 행정적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뒤적거리거나 전화를 돌리는 학생들을 여럿 보았다는 소프트웨어학과 박상근(지식서비스공학) 교수도 “행정 쪽에 AI가 잘 활용된다면 학생과 교직원 모두 편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AI 도입 및 사용
신중한 접근 필요하단 목소리도
교무위원들이 모인 고황연찬회에서 우리학교 AI 위원회는 사용자 참여형 생성형 AI 서비스 등 생성형 AI 플랫폼의 시범 도입안을 발표했다. 사용자 참여형 생성형 AI 서비스란 챗GPT, 구글 제미나이 등 LLM 중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해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구성원들은 교내 AI 도입 및 사용에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기도 했다. 김태경 교수는 AI 위원회가 소개한 사용자 참여형 생성형 AI 플랫폼을 도입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오픈 AI, 제미나이 등을 단순하게 묶어서 제공하는 업체들이 많이 생겨났다”며 “인공지능 투자 의사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제이슨 바커(Jason Barker)(철학) 교수는 “AI 도입이 연구나 업무에 있어 유익할 수 있는 측면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AI 도구가 불편하다고 느끼기도 한다”고 AI의 무분별한 도입을 반대했다.
인터뷰에 응한 다수의 교수들은 학생들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상을 특히 우려했다. 박상근 교수는 “챗지피티나 제미나이를 너무 신뢰한 나머지 엉뚱한 답을 알려줘도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학생들이 있다”고 말했다.
교수진은 AI 교육 강화를 해법으로 꼽았다. ‘AI 활용에 대한 다양한 측면에서의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AI 윤리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학생 대상 AI 교육과 더불어, 교수 대상 AI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었다. 우주과학과 박수종(천문학) 교수는 “AI 사용 난이도는 교수의 연령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연령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AI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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