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특별기획] 같은 교과, 다른 강의실… 공통된 교육의 질 담보해야
후마니타스 15년을 묻다
⑤교수·과목별 편차
# 2011년 출범한 후마니타스칼리지(후마)는 “한국을 대표하는 교양교육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구성원의 자부심으로 자리잡았다. 우리신문은 15년이 흐른 지금, 교양교육의 전범(典範:본보기가 될 만한 모범)으로 불리던 후마가 설립 당시의 철학과 역할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지 되짚고자 한다. 이번 2부 1회차에선 학생들이 후마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 ‘교수·과목별 편차’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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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멀티미디어관에서 국제캠 인문중핵교과 교수자 워크숍이 열렸다. (사진 = 권도연 기자)
65.2% “교수·과목별 편차 커”
초기엔 매주 수업안 함께 논의
지난 5월 우리신문이 대량메일 시스템을 통해 2학년 이상 재학생 129명을 대상으로 후마 수업의 문제점을 물은 결과, 65.2%가 ‘교수·과목별 편차’를 꼽았다.
해당 문제의식은 필수교양 과목에서 비롯됐다. 전체 학생이 수강해야 하는 과목인 만큼 하나의 교과를 여러 교수자가 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마 출범 초기에는 같은 교과를 담당하는 교수들이 수업 내용과 교수법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활발하게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캠 후마 김진해(국어국문학) 부학장은 “인간의 가치 탐색(인가탐) 개설 초기 교수들이 방학마다 매주 모여 교재의 각 장을 공부했다”고 회고했다. 한 교수가 자신이 맡은 장을 어떻게 가르칠지 발표하면 다른 교수자들이 평가와 조언을 주는 방식이었다.
김 부학장은 “‘나는 이런 식으로 이 챕터를 해보고 싶다’고 하면 다른 분들이 평가나 조언을 주기도 했다”며 “이를 통해 필수교과의 ‘질적인 공통성’을 찾는 체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재 이러한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 부학장은 교수 간 교류가 2011년부터 약 3~4년 동안만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캠 후마 이영준 전임 학장 또한 “출범 초기에는 토요일마다 거의 매주 워크숍을 열고 참여 교수자에게 식사와 일정 비용을 지원했었다”고 했다. 하지만 “약 3년 뒤부터 관련 예산이 줄면서 초기처럼 자주 운영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정원 줄이고 분반 늘린 재도약
더욱 중요해진 교수 간 소통
2014년은 대학이 지출예산 합리화를 위해 전 부서에 걸쳐 예산을 삭감한 시기다. 후마는 당시 ‘행·재정 발전계획안’의 후마 개설 강좌 조정안에 따라 강좌 수를 줄였다. 그 결과 개설 강좌는 전년보다 총 208개 감소했다.
하지만 줄어든 강좌 수를 보완하기 위해 강좌별 최대 수강인원을 늘리면서 대형강의는 오히려 증가했다. 100명 이상 서울캠 배분·자유이수 강좌가 3개에서 58개로 급증했을 정도였다. 교수들은 일방적인 강의 중심의 수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후의 세부 조정안은 한 강좌의 수강 인원이 지나치게 많아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추진됐다. 2015학년도 2학기에는 100명 이상 대형강의를 최대한 개설하지 않는 대신 일반 강의 정원을 5~10명가량 늘렸고, 2018학년도에는 중핵교과 정원을 45명에서 35명으로 낮췄다. 당시 후마는 “대형강의를 줄이고 소형강좌를 늘려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했다. 2019년에는 분반의 규모도 조정했다. ‘빅뱅에서 문명까지’를 제외한 필수교과의 강좌당 수강정원을 35명에서 25명으로 줄이고 분반을 확대했다.
분반 확대는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하나의 교과 목표와 수업 방향을 교수자들이 실현하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이 전 학장은 “2019년 당시 PD 교수와 담당 교수자들이 학기 초와 학기 중 워크숍을 열어 수업방향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출범 초기와 같은 빈도로 운영되지는 못했다. 이 전 학장은 “동일한 교과를 서로 다른 전공의 교수자들이 담당하는 만큼 수업방향을 공유할 필요가 있지만 예산이 줄어 많이 못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이뤄지는 워크숍
공통된 교육의 질 담보하려면
현재도 교과별 교수자 협의는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세계와시민 교수자들은 매학기 워크숍을 열어 강의 사례와 교수법을 공유한다. 김성일(사회학) 교수는 워크숍에서 다른 수업 사례를 들으며 “‘저 방식과 내용은 내 수업에서도 적용해 봐야지’해서 서로 배워가는 게 있었다”고 말했다.
수업방식을 하나로 통일하기보다 각 교수자가 자신의 사례를 공개하고 다른 교수자가 이를 자신의 수업에 가져가는 방식이다. 지난 2일에는 국제캠 인문중핵교과 교수자 워크숍이 열리기도 했다. 국제캠 인가탐 PD 이진오(철학)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소통과 토론이 어려워졌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더불어 반복적인 피드백·학생 간 상호평가·상담 등을 수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예산 지원과 교수자 간 연대·소통은 출범 초기보다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수·과목별 편차’가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현재 워크숍 운영 방식에 대해 김 교수는 “현재는 선생님들이 각출해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표자에게 소정의 발표비를 지급하고 식사하며 논의를 이어갈 정도의 지원이 있다면 교수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참여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후마 차원의 교수자 워크숍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학장은 “예산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교수자간 연대감과 내부 결속이 약해진 것도 있다”고 함께 짚었다. 다만 워크숍이 활성화되더라도 분반별 ‘공통의 질 높은 교육’을 실현하는 일은 별개의 과제로 남는다. 워크숍 지원과 함께 각 분반에서 공통 교육목표가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부학장은 “개인별 교수자의 교수법을 확인하는 통로가 조금 부족하다”며 “교과별로 공통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서로 어떤 방식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이 성공적이냐 실패냐라고 하는 것은 각각의 선생들이 진행하고 있는 강의실”이라며 교수자의 교수법 점검과 개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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