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캠 총학생회가 이미 취득한 교과목 성적을 일정 기준에 따라 포기할 수 있는 학점포기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우리신문은 학생 인터뷰를 통해 지난 5월 총학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요구가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봤다. 나아가 대학정보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학교와 서울 주요 대학의 성적분포 및 학점포기제 운영 사례를 비교했다.
지난 5월 설문조사 결과
‘학점포기제 확대 필요’ 93.9%
양캠 총학은 ‘학점지우개 제도’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학점포기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학점포기제는 과목 폐지로 재수강이 불가능한 교과목과 학점교류 과목 등 일부 경우에 한해 최대 6학점 이내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포기한 성적은 삭제되며 어떠한 경우에도 재인정되지 않는다. 성적증명서에는 해당 교과목의 성적을 포기했다는 의미로 W(Withdrawal, 수강철회)로 표기된다. ‘학점지우개 제도’는 이러한 현행 학점포기제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학생들의 학사 선택권을 넓히겠단 취지다.
양캠 총학은 지난 5월 11일부터 8일간 학점포기제 확대를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응답자 3,822명 중 93.9%가 ‘학점포기제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현행 제도가 학사 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지 않다’는 항목에 64.3%가, ‘현행 재수강 및 학점포기 제도로 인해 과거 낮은 성적을 보완하는 데 한계를 느낀다’는 항목엔 62.7%가 답했다.
같은 A학점이어도
대학마다 기준은 다르다
문제는 취업, 대학원 진학, 교환학생 선발 등 대학 밖의 평가 과정에 학점이 활용될 때, 대학마다 다른 A학점 산정 방식이 우리학교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우리 신문은 우리학교의 성적분포를 서울권 4.3 만점 체계로 평가 중인 주요 4개 대학(서강대,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과 비교해 봤다. 고려대, 한양대 등 4.5 만점 체계로 평가 중인 대학은 정확한 비교를 위해 제외했다.
A학점 비율은 각 대학의 전공·교양 과목 성적인정 인원 중 A- 이상 학점을 받은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로 계산했다. 관련 수치는 대학정보공시 자료를 참고했다.
전공 A학점 비율은 ▲경희대 46.0% ▲서강대 40.0% ▲서울대 63.3% ▲연세대 60.2% ▲이화여대 62.2%다. 우리학교보다 낮은 대학은 서강대뿐이었다. 교양과목 A학점 비율은 ▲경희대 48.7% ▲서강대 38.0% ▲서울대 63.1% ▲연세대 56.5% ▲이화여대 63.7%로 역시 서강대 다음으로 낮았다.
타 대학은 ‘폐지 과목 구제’ 넘어
학점 관리 제도로
최근 일부 대학은 학점포기제를 단순한 폐지 과목 구제 장치가 아닌 학점 관리 제도로 넓히고 있다. 고려대는 2024학년도부터 일정 학기 이상 이수한 학생이 최대 6학점까지 취득 학점을 포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필수과목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취득 과목이 대상이며, 포기한 성적은 W로 표시되고 평점평균에서 제외된다.
한국외대는 오는 2학기부터 학점포기제 기준을 완화한다. 기존에는 C+ 이하 성적만 포기할 수 있었지만, 개편 이후에는 취득 성적과 관계없이 학점 포기를 신청할 수 있다.
한국외대 학사지원종합센터 성진영 담당자는 “정말 학점을 포기한다는 의미라면 어떤 학점이든 지울 수 있게 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맞고, 학생들도 그것을 원할 것이라고 봤다”며 “학생들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하려는 배경에서 규정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학점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려해 6학점까지로 제한했고, 재수강으로 취득한 학점이나 외부에서 받아온 학점은 취소할 수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기회 보장 필요
악용 가능성 우려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졸업을 앞둔 김형록(사학 2016) 씨는 “학점 부담을 많이 느끼기도 하지만 학점은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수업을 듣다 별로다 싶으면 대충하는 식으로 악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점포기제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타 학교가 학점포기제 확대로 경쟁력을 갖게 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시환(의예 2025) 씨도 “지금도 교양 수업 수강신청이 힘든데 학점포기제가 확대되면 다시 수강하는 사람이 늘어 수강신청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취업 경쟁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졸업생 이민상(경영학 2018) 씨는 “학점은 취업에 있어서 중요성이 크다”며 “타 학교에서 A학점을 많이 줘 우리학교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평가를 받는다면 이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진영(미디어학 2025) 씨도 “타 학교의 제도들이 바뀌는데 우리학교만 역행하는 것 같다”며 “재수강 제도도 학점을 얻기 어렵게 바뀐 만큼 학점포기제가 확대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사지원팀은 현행 학점포기제의 한계에는 공감하면서도 제도의 전면 완화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학사지원팀 태윤희 팀장은 “한 전공에서 폐지된 과목이 다른 융합전공이나 타 캠퍼스에서 같은 학수번호로 운영되면 재수강도 학점포기도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애로사항은 개선이 필요하지만, 학점포기가 자유로워지면 성적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며 “기존의 학점포기 최대 6학점 제한은 유지하되,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한해서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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