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기미 없는 월세 강세,
학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최근 학교 인근 자취방을 알아보던 이재원(응용수학 2025)씨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예상보다 훨씬 상승한 원룸 가격에 놀란 것이다. 이재원 씨는 “지방대학 원룸에 비해 월세가 비싼 것은 감안했지만 이 정도로 비쌀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2026학년도 등록금 인상이 확정된 가운데 대학가 인근의 월세 강세 현상이 가속화되며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서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33m²(10평) 이하 원룸의 평균 월세를 분석한 결과 서울캠퍼스는 62만 2000원으로 5번째로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대비 월세는 평균 2.0%, 관리비는 5.1% 상승한 것이다. 이는 2019년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회기역 인근은 월세 자체엔 큰 변동이 없었지만 관리비가 5.4% 오르며 실질 부담이 커졌다.

국제캠퍼스 상황 또한 다르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공시된 33m²(10평) 이하 거래된 월세 매물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평균 월세 가격은 38만 5000원을 기록하며 2019년 동월(31만원) 대비 약 24.1%가 상승했다.
회기공인중개사 대표 A씨는 “물가 상승과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인해 임대 사업자들이 월세 상승 폭을 더 키우며 학생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고 말했다.
더욱 불붙는 월세 경쟁,
전세 축소와 공급부족이 원인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잇따르며 전세 매물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된 것은 월세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른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동대문구 전세 매물은 지난해 1월 1,505건에서 420건으로 줄어 72.1% 급감했다.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감소 폭이다. 영통구 역시 전세 매물이 67.06% 감소했다. 전세 물량이 급감하자 상대적으로 월세에 수요가 집중되며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월세 상승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주택시장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수급지수는 72.6다. 수급지수란 2022년을 기준연도로 하여 연도별 누계 수요량 대비 누계공급량을 나눠 100을 곱한 값이다. 100 초과 시 공급과잉을, 100미만시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한성대학교 권대중(경제부동산학) 석좌 교수는 “대학가 주변 주택의 경우 오랜기간 자리 잡아 고밀화된 상태”라며 “결국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주택 공급 장려”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유학생 증가와 취업 한파에 따른 졸업 유예생 확대는 자취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유학생이 증가하고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진 졸업 유예생이 대학가에 장기간 체류하며 과잉 경쟁으로 월세가 증가한 구조다.
야호 공인중개사 이영섭 대표는 “최근 외국인을 상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취업시장 악화로 인해 1인 가구에 장기 거주하는 학생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며 “비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는 어느 때보다 포화 상태”라고 설명했다.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한
기숙사 확충 재검토 필요
전세의 월세화와 주택공급 불균형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대학가의 월세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월세 안정화를 위한 방안으로 기숙사 확대와 공공주거 확대 등 인프라 강화를 강조한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학교 기숙사 수용률은 작년 기준 서울캠은 9.3%, 국제캠은 26.7%다. 이는 467개 대학의 평균치인 36%에 비해 저조한 수치다.
권 교수는 “경희대의 경우 대학가 주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지에 비해 교육용 부지가 훨씬 여유 있는 편”이라며 “교내 기숙사 여건 확대와 민간 기업과의 공공기숙사 위탁경영 등의 방법으로 월세 안정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저렴한 공공·민간 임대주택 확대도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반대학원 스마트부동산학과 구한민(도시공학) 교수는 “가구 소득의 30% 이하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저렴한 공공·민간 임대주택 형태인 ‘어포더블 하우징’의 확대 등 공공 주거 형태 확대가 현재로서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했다.
부담이 커진 학생 또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지현 (미디어학 2024)씨는 “늘어난 등록금에 올라간 월세까지 부담하려 하니 경제적으로 크게 부담이 다가와 알바에 매진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주변 학생들도 경제적 부담으로 쉽게 자취를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경제 상황, 정부정책과 금리 등 여러 복합 변수에 의해 움직인다. 청년층은 경제활동 기반이 취약하고 부동산 경험도 부족해 주거비 변동에 더욱 민감하다. 학생들의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학교 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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