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예과 팀티칭 과목인 ‘한의학입문2’의 지도 교수 2명의 성적 산출 합의가 결렬되며 수강생 57명이 F학점을 부여받았다. (사진=권도연 기자)
2025-2학기 한의예과 전공필수 과목인 ‘한의학입문2’에서 57명의 학생이 F학점을 부여받았다. 해당 학생들은 2025학년도 동계 계절학기로 위 수업을 재수강하며 유급을 면했다. ‘한의학입문2’는 한의예과 1학년 전공필수 과목으로 지난 학기에는 총 106명의 학생이 수강했으며, 이 가운데 57명이 총점 100점 중 F학점 기준 57점을 넘지 못해 F학점을 받았다. 한 강의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F학점을 부여받은 것은 한의대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해당 강의는 한의과대학 한의교육학 전공 인창식(침구학) 교수와 생리학 전공 김우진(동서의학) 교수의 팀티칭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평가는 두 교수가 총점 100점 중 각각 50점씩 맡아 진행했다.
인 교수는 “각자 맡은 부분에 대해서만 채점을 진행했기에 성적 정정 기간이 될 때까지 총점이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는 상태였다”며 “성적 정정 기간이 되고 김우진 교수님한테 총점을 받아보고 나서야 이런 결과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칙에 따르면 세부 성적 산출에 따라 성적이 정해지더라도, 강의 담당 교수의 재량에 따라 학점 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 이에 인 교수와 김 교수는 학생들의 등급 조정에 관해 상의했으나,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학점 등급은 관행적·통상적 기준대로 세부 성적을 토대로 결정됐다.
인 교수는 “김우진 교수님은 전체 학생을 D학점 이상으로 올려주자는 의견이셨다”면서 “취지는 동의하나, 출결이 매우 불량한 학생 몇 명은 따로 인위적으로 올려주지 말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한해 올려주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 교수님도 57명이 전부 F를 받는 것은 너무 과한 것 같다고 의견을 주셨다”면서도 “그중 11명은 F를 받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 11명이 성적순도 아니고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생각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성적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당 과목에서 F학점을 받은 A씨는 “성적 정정기간 마지막 날 인창식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성적 입력 담당 교수가 인 교수님으로 바뀌었다는 메일을 보내셨다”며 “메일을 받고 모든 F학점을 받은 학생들이 인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지만, 교수님께서는 답장이 없으셨다”고 밝혔다.
인 교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로부터 면담이나 회의 요청이 왔었는데, 민감한 사안이니 녹화와 녹음이 되고 회의록이 작성되는 형태의 회의나 면담에는 응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며 “줌과 같이 비대면 회의 형식으로 전체 수강생이 다 들어오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는데, 그런 회의를 하자고 얘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교수님께서 대면으로 직접 참석하셔서 저희 의견도 들어보시는 것이 더 소통이 원활히 될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인 교수님은 온라인을 고집하셨다”며 “몇 번씩 구체적인 날짜를 제안을 드렸지만 참석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한의대는 내부 논의를 거쳐 ‘한의학입문2’ 과목에 대한 동계 계절학기 개설이라는 조치를 결정했다. 한의예과 박진봉 학과장은 “57명이 동시에 F를 받아 유급 대상이 되는 것은 초유의 사태”라며 “한의대 학장, 부학장, 학과장 등 보직자들이 논의했고, 실제로 부총장단위까지도 같이 논의해주시며 ‘적극 행정’ 차원에서 계절학기 개설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의학입문2’에서 F를 받은 57명 전원은 2025학년도 동계 계절학기에 동일 과목을 재수강했으며 이를 통해 유급을 면한 상태다. 박 학과장은 “원래는 전공과목에 대해서 계절학기를 오픈하지 않고, 지금까지는 한 번도 이런 사례가 없었다”면서도 “한 학년에 57명이 유급을 당하게 되면 학사 운영에 큰 차질이 생기고, 그 57명이 F학점을 받은 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적극 행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소식을 알게 된 인 교수는 “일주일에 3시간씩 수업했기 때문에 계절 수업으로 하기 굉장히 무리인 과목”이라며 “설사 그렇게 했다고 해도, 학생들이 수업 참여를 제대로 하지 않아도 어차피 점수는 다 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계절학기 수업을 진행한 김 교수는 “오전, 오후 3시간씩 집약적으로 수업하고, 쪽지 시험도 엄청 보면서 수업 운영하는 데 있어 교수와 학생들이 정말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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