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연속기획] 프로야구 천만 관중 20대가 중심, 관련 동아리 가입도 급증
문화 트렌드 연속 기획
① 야구장으로 향하는 20대
#우리신문은 이번 호부터 청년·학생의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기사를 연재한다. 첫 순서로, 지난해부터 상승한 20대 연령층의 프로야구 인기를 알아봤다. KBO가 지난 1월 발표한 온오프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로야구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중을 돌파했는데, 그 중심에는 20대가 있다.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과거와 달리 야구장이 젊어지고 있다.
20대 이하 관중 ‘53.1%’
‘1,000만 관중 시대’ 인기 견인하는 20대
지난해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에 따르면, 20대 이하 관중의 비중이 53.1%를 차지했다. 올해 개막전 예매 역시 2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인 39%를 차지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20대 프로야구 관심도는 2022년 18%로 전 연령층 중에 가장 낮았으며 2023년 역시 21%로 낮은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기세가 꺾였던 직관 문화가 재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우리학교 역시 야구 열풍이 불고 있다. 양 캠 학생이 섞여 활동 중인 야구 직관 동아리 ‘루킹’의 김동규(산업경영공학 2020) 회장은 “재작년에도 부원 수가 100명으로 많았는데, 작년부터 점점 늘더니 올해는 160~170명까지 있었던 때도 있다”고 밝혔다.
▲ 프로야구가 1,000만 관중 시대를 맞이했다. 지난해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에 따르면, 20대 이하 관중의 비중은 53.1%였다. (사진=이환희 기자)
저렴한 입장료·인기 캐릭터 콜라보
젊은 세대 마음 사로잡아
프로야구가 20대를 사로잡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다른 놀거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확실한 이점이 있다. 구장마다 다르지만, 주말 일반석 입장료는 9,000원~13,000원이고, 평일에는 더 저렴하다. 대표적인 데이트 코스인 영화관 입장료는 주말 일반관 기준 15,000원이다. 영화관보다 저렴하지만, 더 긴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가성비’를 자랑한다.
김 회장은 “낚시나 골프처럼 용품을 사는 데 돈이 드는 취미는 부담스럽고, 뮤지컬이나 연극도 너무 비싸다”며 “야구장은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집에서 중계로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각 구단의 마케팅 노력 역시 젊은 층 공략에 큰 역할을 했다. 콜라보 상품의 성공 사례라고 알려진 두산 베어스의 ‘망그러진곰’ 캐릭터 콜라보 굿즈에는 일주일간 3천여 명이 방문하며 총매출 7억 3,000만 원을 기록했다.
잠실야구장에 위치한 두산 베어스 팬 스토어 ‘베어스 하우스’에서 지난해 4월부터 근무 중인 김다민 씨는 “작년에도 손님이 많았는데, 올해는 확실히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20대 여성과 20대 커플이 눈에 띄게 많고, ‘망그러진곰’이나 ‘산리오’ 등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 상품이 가장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 팬 스토어 ‘베어스 하우스’는 야구팬들로 가득했다. (사진=이환희 기자)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경기가 있어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것도 매력이었다. 전라남도 해남이 고향인 임하윤(아동가족학 2023) 씨는 “서울에 친구가 많지 않다 보니 외로웠다”며 “알바, 학교, 집만 반복했는데, 마침 야구 인기가 오르고 있어서 새내기 때부터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는 거의 매일 하기 때문에 경기를 챙겨보면서 외로움이 많이 사라졌고, 프로야구가 없는 월요일에는 예능프로그램 ‘불꽃야구’를 볼 정도로 일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최고 매력은 ‘직관’
좋은 친구도 만들어주는 야구
지난달 27일, 동아리 루킹과 함께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종합운동장역 6번출구에 16명의 부원이 모였고, 야구장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은 뒤 1루 네이비석에 입장했다.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한쪽에서는 응원 도구를 꺼내기 바빴고, 다른 쪽에서는 미리 사온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야구장을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찍어 SNS 업로드를 하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경기장 안의 여러 음식점은 밀려드는 주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좋아하는 선수와 한 프레임에서 촬영할 수 있는 스티커 사진 부스와 선수 포토카드 키오스크에는 젊은 팬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경기장 밖을 구경하고 다시 자리에 앉으니 팬들이 응원단장의 동작에 따라 율동에 맞춰 노래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동아리 활동에 나왔다는 박성훈(행정학 2023) 씨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응원문화가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기의 입대로 학교 친구가 적었다던 김태현(신소재공학 2019) 씨는 “대학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전역했는데, 직관 동아리에 들어와서 좋은 친구가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한 “야구장은 구조물 자체가 바깥과 분리되어 있는 게 좋다”며 “밖에선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여기서만큼은 다 잊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야구는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주는 자연스러운 매개체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진짜 야구팬들끼리 만나니까 즐겁다”며 “서울캠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없는데, 야구를 중심으로 뭉쳐서 서울-국제를 오가며 놀러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작년보다 84경기 빠르게 천만 관중을 돌파하며 인기가 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현재 1,200만 관중 페이스인 프로야구는 20대의 열기에 탄력을 받아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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