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연속기획] ‘SNS 활용, 가성비 추구’ 요즘 20대 연애
<문화 트렌드 연속 기획>
① 야구장으로 향하는 20대
② ‘헬시 플레저’ 트렌드 속 건강한 식문화를 즐기는 20대
③ 20대 연애 트렌드 탐구, 키워드는 ‘온라인 만남’, ‘가성비 추구’
# 우리신문은 청년·학생의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기사를 연재한다. 세 번째 순서로, 20대·대학생 연애트렌드를 알아본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연애의 시작과 과정의 모습도 변해왔다. 대학생 수가 늘면서 미팅·과팅 문화가 생겼던 1980년대부터 싸이월드와 핸드폰 문자로 연애를 시작한 2000년대를 지나, 코로나19를 거친 지금 젊은이들의 연애트렌드는 어떤지 살펴봤다.
SNS·데이트 앱 사용 증가
마음 통하면 인스타그램 교환
연애 트렌드 첫 키워드는 ‘온라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됐던 2020년부터 온라인 연애 시장은 급성장했다. 지난 8월 데이트앱 ‘비긴즈’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30 세대 중 36.9%가 ‘데이트앱을 써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SNS 역시 연애를 시작하는 창구가 됐다. 지난 3월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2030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SNS는 20대 초반이 연인을 만난 경로 중 3위였다.
소개팅 전에도 미리 상대방의 SNS를 확인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의 SNS를 보고 호감도가 형성되기도 한다. 서송이(사회학 2025)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내가 좋아하는 주제의 영상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에게는 호감이 생기지만, 반대의 경우엔 이성적 호감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호감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축제에서도 온라인 연애의 흐름이 드러났다. 지난 봄 축제, 서울캠퍼스 중앙광고동아리 ‘카피울림’은 소개팅 앱 ‘플롯’과 함께 ‘X룸 소개팅’ 부스를 진행했다. 상대방의 얼굴도 모른 상태에서 채팅을 해본 뒤, 마음이 통하면 서로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카피울림 대표자 홍유리(경영학 2022) 씨는 “요즘은 전화번호를 공유하면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아서 부담이 덜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주고받는 것으로 정했다”고 밝혔다.연애유형검사 이후 잘 맞는 사람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부스도 진행했는데, 길게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물가 부담에 ‘가성비’ 연애 유행
“집 데이트 빈도 잦아졌다”
다음 키워드는 ‘가성비’다.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가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회 데이트에 지출하는 평균 비용은 74,700원이었다. 이는 2년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해 4,900원이 떨어진 수치다. 2022년 대비 2024년의 평균 소비자물가지수는 3.7% 상승했고, 최저임금도 700원 인상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데이트 소비가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조사에서 20대가 한 번의 데이트에 사용한 금액은 평균 71,000원으로 밝혀졌다. 올해 최저시급 10,030원을 생각하면 학생에게는 부담되는 금액이다. 4년째 연애 중인 윤성도(철학 2021) 씨는 “기념일처럼 써야할 때는 쓰지만, 데이트 중 꼭 필요한 소비에만 집중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중백(사회학) 교수는 “청년을 위한 일자리 확대의 한계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도 가성비 연애의 하나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외출은 곧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에, 집 데이트를 하는 커플도 늘었다. 장인영(미디어학 2023) 씨는 “집 데이트를 많이 하게 됐다”며 “과거엔 주 1회도 많은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트의 절반 가까이 집 데이트를 할 정도로 빈도가 잦아졌다”고 말했다.
연애 콘텐츠의 인기에도
“연애가 필수는 아냐”
한편, <나는 솔로>, <환승연애> 등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나는 솔로>는 지난 5월 분당 최고 시청률 3.2%로, 콘텐츠 화제성을 분석하는 ‘펀덱스 차트’에서 비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티빙 <환승연애> 시즌3은 첫 시즌과 비교했을 때, 공개 첫날 티빙 신규가입자 74배 증가를 이뤘다. 엠브레인의 ‘2024 연애 예능 프로그램 관련 인식 조사’에서, 연애 관련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은 시청층은 20대였다.
이런 수치를 20대의 연애 수요가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 알기 위해 우리학교 학생의 의견을 들어봤다. 지난 26일 오전 청운관에서 ‘지금 당신의 인생에서 연애는 필수인가요?’라는 질문으로 현장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11명의 학생이 응답했고, 57명이 ‘예’, 54명이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절반은 연애를 필수라고 여겼지만, 나머지 절반은 연애가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 우리학교 111명의 학생은 ‘지금 당신의 인생에서 연애는 필수인가요?’라는 질문에 거의
절반으로 나뉘었다. (사진=이환희 기자)
‘아니오’에 스티커를 붙인 정정우(국어국문학 2024) 씨는 “연애하지 않고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오히려 미래의 더 좋은 연애를 위한 자기관리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중엔 연애가 필요하겠지만, 필수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이유를 말했다.
연애 콘텐츠의 인기와 현실 연애 기피 사이의 괴리에 대해 김 교수는 “청년층이 매사에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것 같다”며 “인생을 좌우하는 실패가 아니라면 실패를 통해 쌓는 경험이 인생에 더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애는 단지 이성을 만나는 게 아니라 인생의 기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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