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영학과 전공필수 과목 <조직행동론> 시험에서 집단 부정행위 의혹이 제기돼 결국 대면 강의로의 전환이 결정됐다.
조직행동론 시험은 비대면 온라인 시험으로, ‘Zoom(줌)’에 접속해 시험을 치른다. 지난달 20일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중앙도서관에서 부정행위 공모를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 중간고사 시험에서도 과 동아리 중심으로 집단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제보 글이 추가로 올라왔다.
▲ 경영학과 과목 <조직행동론> 시험에서 집단 부정행위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강의는 대면 강의로 전환한다. 사진은 오비스홀. (사진=대학주보 DB)
에브리타임 게시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부정행위 방식은 동아리 단위로 동아리방에 모여 단체로 시험을 보는 행위였다. 또한, 줌의 아바타 기능을 활용해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시험에 응시했다고 한다. 우리신문에서 경영학과 소속 10개 동아리에 입장을 요청한 결과, 3개의 동아리가 “사실 확인 결과, 단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경우는 없었다”고 답했다. 나머지 동아리에서는 별도의 입장을 받을 수 없었다.
이에 수강자들은 담당 교수에게 사실 검증과 시험 방식 변경을 요구했다. 하지만, 조직행동론을 담당하는 구자숙(경영학) 교수는 “시험 하루 전 임의로 시험 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며 기존 시험 방식을 유지한 채, 부정행위 방지 절차를 추가로 도입해 지난 21일 기말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이후 구 교수는 부정행위자 조사에 나섰다. 우리신문과 만난 구 교수는 “녹화된 줌 화면을 판독하고, 시험 응시 장소와 IP 주소를 대조하는 등 정황이 의심되는 학생과 면담을 진행했다”며 “대부분 학생이 부정행위를 부인한 가운데, 의심 정황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실시해 성적을 별도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조사가 계속되며 해당 과목의 성적 처리 역시 지연됐다. 성적 열람 기간 마지막 날까지 성적 처리가 이루어지지 못해, 성적 공시는 정정 기간 중으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수강생은 성적 확인에 차질을 겪었다.
▲ 기말고사 후 구 교수가 게시한 입장문
결국, 구 교수는 조직행동록 과목 온라인 강의를 중단하고, 다음 학기에 열리는 강의를 대면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구 교수는 “학생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부정행위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현재로서 갖춰져 있지 못하기 때문에, 대면 강의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실하게 수업을 들어준 학생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사과의 말을 덧붙였다.
현재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기술적 조치는 트러스트락 이외에는 없는 상황이다. 교무처는 “기술적인 방안을 추가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학생들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교원-학생 상호 신뢰를 위한 윤리서약 및 시험 방법의 다양화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수학습개발원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방지 대책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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