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이 국제캠에 들어선 지 한 학기가 흘렀다. 국제캠 학식이 정상화됐다는 데엔 구성원 이견이 없을 듯하다. 매출 상승에 운영이 확장된다고 한다. 정문 건너 식당에선 “생협 때문에 매출이 줄었다”는 한탄도 들려온다. 학생에게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밥이 맛있어졌다’고 의미를 두면 곤란하다. 생협의 효용성을 학식에서만 찾게 된 국제캠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번 학기 학관 식당을 바라보는 구성원의 시선은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보인다. 식당 운영 주체, 학교, 학생이 참여하는 학식 운영위원회(운영위) 회의는 여전히 식당 운영 지적과 감시에 초점을 맞췄다. 운영위는 작년 위생 문제가 심각했던 학식 업체의 문제를 드러내고자 만들어졌다고 봐도 무방한데, 같은 방식을 생협에 적용하고 있다. 또 지난 4월 발생한 식중독 의심 사례에선 조사 결과 발표도 전에 소송을 주장한 학생도 있었다. 일부 학생은 생협을 단지 ‘업체’로 인식하는 실정이다.
학관 식당을 대하는 인식이 ‘업체 대 소비자’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곤란하다. 생협은 구성원 복지를 위해 학생·교수·직원이 출자해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학식 운영은 복지를 실현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다. 수익만이 목적인 업체와는 다르므로, 생협의 식당 운영을 무작정 지적하는 건 ‘누워서 침 뱉기’일 수도 있다.
사실 학식은 운영이 잘 돼도 걱정이다. 생협은 양질의 식사를 위해 학식 가격의 50%를 식자재비로 사용한다. 여기에 소모품비, 인건비 등을 더하면 적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서울캠에선 식당뿐 아니라 서점·편의점도 운영하는 이유다. 국제캠에선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물론 식당 운영에 적절한 지적은 필요하다. 하지만 생협의 설립 취지를 따져본다면, 지원과 협력이 먼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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