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루먼 대통령 손자 클립튼 트루먼 초청 강연, "할아버지라면 이스라엘 무력 사용에 딜레마 느꼈을 것"
【국제】 지난달 26일, 국제학관에서 6.25전쟁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해리 S. 트루먼(Harry S. Truman)의 외손자 클립튼 트루먼의 초청 강연이 열렸다.
그는 이날 ‘트루먼 대통령의 한국전쟁과 포인트 포 원조 프로그램에 대한 회고(President Truman’s Personal Reflections in the Korean War and The Point Four Program)’란 주제로 강연했다.
▲ 지난달 26일 국제학관에서 강연을 진행한 트루먼 대통령의 손자 클립튼 트루먼 (사진=박류빈 기자)
클립튼 트루먼은 강연을 시작하며 조부인 트루먼 대통령을 회상했다. 그는 “나의 할아버지는 책을 매우 좋아했으며, 겸손한 분이셨다. 정직과 봉사를 삶의 기준으로 삼은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세계대전 장교로 복무한 뒤 정치에 입문해 상원 시절 군수산업 비리 조사로 명성을 얻었고,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직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트루먼 대통령의 관점에서 6·25 전쟁을 돌아봤다. 미국의 한국전쟁 참전 이유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침략에 무기력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심은 곧바로 한국 개입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쟁 중 당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해임도 상세히 다뤘다. 그는 “트루먼은 중국 본토와의 전면전 가능성을 우려하며 제한된 전쟁을 고수했지만, 맥아더는 전쟁 확전을 주장하며 공개적으로 대통령 정책을 비판했다. 결국 트루먼은 장군을 해임하고 군 통제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저였지만, 트루먼은 역사보다 양심을 선택했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트루먼은 사망 전까지 한국전쟁의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참전 유가족들의 편지를 소중히 간직했다”며 “트루먼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옳은 일을 하려는 의지만큼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 클립튼 트루먼은 "트루먼 대통령도 이스라엘에 호의적이었지만, 지금과 같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심각한 피해를 완전히 지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류빈 기자)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질문자가 한국에서 높이 평가받는 맥아더 장군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는 “나도 매우 이해가 간다”면서도 “트루먼 대통령과 미군 참모진은 전면 북진의 결과가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은 더 큰 재앙을 피하기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또 그는 현재 국제 정세와 관련해 트루먼 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했을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트루먼 전 대통령이 오늘날 나토 회원국이 침공당했다면 분명히 방어에 나섰을 것”이라 답했다. 이어 “푸틴의 행보는 소련의 재건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날의 핵무기 위협은 과거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그는 중동 정세를 다루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트루먼은 이스라엘에 호의적이었지만,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심각한 피해를 완전히 지지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와 외교적 방식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스라엘의 자위권은 인정했지만 지금의 무력 사용에는 딜레마를 느꼈을 것”이라 말했다.
이번 강연은 국제학과 곽재성(국제정치) 교수와 클립튼 트루먼의 특별한 인연으로 기획됐다. 곽 교수는 “트루먼 라이브러리 리더십 모임(TELL) 소속 인사들과의 인연으로 경희대를 방문해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한국전쟁과 당시 트루먼 대통령의 결정을, 그의 손자이자 가까운 가족의 시선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해하고 미국 정치의 이면까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강연을 들은 마리아(글로벌한국학과 2022) 씨는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손자분께 직접 강연을 듣는 것은 매우 드문 기회라고 생각해 참석하게 됐다”며 “한국전쟁에 대한 트루먼 전 대통령의 입장을 들을 수 있어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재원(국제학과 2023) 씨는 “평소 트루먼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궁금했던 점들을 직접 질문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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