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가려는 학생에 고함 치며 통제
2열람실 내부까지 촬영 소음 들렸다고
【국제】 지난 7일, 중앙도서관에서의 드라마 촬영으로 열람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소음 문제로 불편을 겪었다.
드라마 촬영은 7일 오후 5시부터 새벽 4시까지 11시간 가량 중앙도서관 정문과 사색의광장에서 진행됐다. 촬영진은 촬영 시간 내내 해당 장소에 머물렀다. 당시 촬영으로 중앙도서관 정문에서 계단으로 내려가는 구역은 레드카펫이 깔려 있었고, 백여 명이 넘은 인원이 촬영에 참여했다. 이곳에서 드라마 속 등장하는 인물들이 시상식에 참여해 레드카펫 위를 걷는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 7일, 국제캠 중앙도서관 앞에서 드라마 촬영을 진행했다. (사진=김예찬 기자)
많은 인파와 소음으로 기말고사 준비를 위해 열람실을 이용하던 학생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박수진(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 2025) 씨는 “다음 주에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드라마 촬영 소음 때문에, 공부에 지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원재(건축공학 2025) 씨도 “소음으로 인해 도서관에서 벗어나 자리를 옮겨 공부했다”고 말했다.
학생을 향한 일부 방송 촬영 스태프의 태도도 지적됐다. 도서관 근처에 접근하려는 학생에게 고함을 치며 출입을 통제했다. 촬영이 시작되면 학생들의 통행을 멈춰 세우고 기약 없이 기다리게 하기도 했다. 김 씨는 “드라마 촬영 제작진들의 출입 통제가 도서관 통행에 불편을 유발한다는 점과 통행 안내가 불친절하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학교 측의 촬영 사전 공지도 없었다.
이날 저녁 9시경 도서관 내부 소음을 직접 측정해 본 결과 1열람실에서 최대 71데시벨, 2열람실에서 최대 68데시벨, 로비에서 최대 78데시벨이 측정됐다. 진공청소기와 도로 소음이 70데시벨에 해당한다.
당시 도서관 건물에서는 약 500여 명의 학생이 공부 중이었다. 박 씨는 “당시 2열람실 내부까지도 촬영 소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김동규(컴퓨터공학 2025) 씨도 “이어폰을 끼지 않으면 소음으로 집중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1열람실 내부까지도 고스란히 소음이 전해졌다”고 말했다.
장소 대여를 담당하는 시설운영팀은 “원래 시험 기간에 도서관 장소 대여를 진행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정재 배우의 스케줄 문제로 인해 예상 날짜보다 일주일 앞당겨 촬영을 강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전 공지와 관련해선 “보안상 촬영 스케줄에 대해 공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학생에게 가해진 일부 스텝의 태도에 대해서 시설운영팀은 “제작사 측과 협의하여 다음부턴 이런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제작사와 협의해서 학생의 불편을 경감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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