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캠 정문 앞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린데 이어 11일에는 탄핵 찬성 2차 집회가 열렸다. 최근 대학가에 정치적 사안을 둘러싼 집회가 활발하다. 다만, 이런 집회의 양상이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어 우려스럽다. 단순 의견 표출의 장을 넘어 외부인 개입으로 예상치 못한 충돌과 혼란이 초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일 집회에서는 외부인이 난입해 학생 발언을 방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한 외부인은 마이크를 빼앗아 욕설을 퍼붓기도 했으며, 학생 발언 중 확성기로 노래를 틀어 의도적으로 집회를 방해했다. 심지어 정문 앞 도로에서는 집회 참가자 중 한 명이 확성기를 차량 지붕에 싣고 마을버스 진입 경로를 막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한 의견 대립을 넘어 물리적 충돌의 위험성마저 보여준다.
비단 우리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26일에는 이화여대에서도 한 외부인이 학생이 들고 있던 피켓을 부수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심각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대학에서 열리는 집회가 외부 세력에 의해 방해받고 있는 현실은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대학은 오래전부터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공간으로 기능해 왔다. 특히 민주화 운동 시절, 대학은 공론장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최근엔 본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외부인이 학생의 정치적 의사 표현에 개입하며 갈등을 부추기고, 심지어 폭력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온전한 의견표출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외부 세력 개입으로 학생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회와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성원 간의 합리적인 토론과 의견 교환을 전제로 한다. 폭언과 물리적 충돌은 그 어떠한 것과도 타협될 수 없다.
이와 더불어 학내 곳곳에서 무단으로 부착된 대자보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학내 게시판에는 각 관리주체의 승인도장을 받아야만 부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승인이 찍히지 않은 ‘탄핵무효’, ‘이재명 구속’, ‘조기총선’ 등의 구호가 적힌 인쇄물이 캠퍼스 내 곳곳에 부착됐다. 이러한 행태는 대학의 자율적인 공론장 기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학생의 자율적 의사 표현까지 왜곡될까 우려스럽다.
학교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게 안전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학내에서 벌어지는 학생 주체 집회에서도 필요시 외부인의 개입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 신고되지 않은 대자보와 인쇄물 부착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대학은 단순한 학문의 전당을 넘어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토론의 장으로 기능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1일 집회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공론장으로서의 대학의 의미가 퇴색됐음을 시사한다. 학교 측은 구성원의 안전과 자율성을 보호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학생 역시 건강한 공론장을 유지하기 위해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캠퍼스가 본래의 의미를 되찾고, 진정한 자유 토론의 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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