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는다. 2025년이 됐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움을 맞아야 하지만, 과연 우리는 다사다난했던 사회와 경희의 2024년을 그냥 보낼 수 있을까. 2025년 첫 신문을 발행하며 네 면에 걸쳐 2024년의 신임 총장, 민주주의, 무전공 제도, 국제캠 학식을 돌아본다.
# 2024년은 학생 식당 운영 문제로 학내 구성원의 여론이 들끓던 한 해였다. 국제캠 학생 식당 위생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결국 올해부터 학관 식당 운영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이 맡게 됐다. 우리신문은 그간의 과정을 정리해보고 앞으로의 학관 식당 운영 계획을 알아봤다.
시작부터 삐걱댔던 학생 식당
품질 및 위생 관련 불만 계속돼
운영위 회의 통해 개선 논의
식당 위탁 운영 업체 ‘리앤이라마띠네’는 지난 2023년 1학기부터는 학생회관 식당, 그해 2학기부터 제2기숙사 식당까지 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운영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학생들은 학식 품질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전보다 가격이 올랐음에도 음식의 질이 떨어졌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더불어 제2기숙사 학식에서 비닐 조각, 나사, 그리고 학관 학식에서 벌레 떼 등의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제보가 연이어 발생하며 위생 논란 또한 크게 불거졌다.
이후 외부 언론에도 보도돼 업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까지 받게 됐다. 그러나 논란이 된 이물질의 실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그에 맞는 조치가 취해지지는 못했다. 학교는 품질과 위생 논란 이후 업체가 제출한 개선안을 토대로 한 달간 집중 개선 기간을 가질 것을 제안했고, 업체는 운영을 지속했다.
2024년 상반기엔 업체 담당자가 박영기 리앤이라마띠네 부사장으로 교체되며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다. 그해 5월에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2023년 하반기 조사에 비해 식사 품질과 위생 분야에서 만족도가 소폭 상승했었다. 하지만 그해 하반기에 들어서며 담당자는 또다시 교체됐고, 위생 논란도 다시 수면 위에 오르며 학관 식당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1,500명 넘는 구성원 설문조사 참여
최종 성적은 100점 중 31점
기준 미달로 위탁업체 재계약 불발
학생회관 식당과 위탁업체의 계약 기간은 총 4년이었다. 2년 운영 후 만족도 조사를 통해 1년씩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게약 연장 조건등에 관한 내용이 모호하게 남아있었다.
따라서 6월에는 업체, 학교, 학생이 참여한 학생회관 학생 식당 운영위원회(운영위)가 학식 문제에 관한 적극적인 대응을 본격화했다. 운영위는 ▲이물질 관련 체계 일원화 ▲식당 환경 개선 계획 공유 ▲총학생회 차원 학식 모니터링 사업 운영 보고 ▲부속합의서 내용 구체화 등을 논의했다.
부속합의서 체결을 통해 운영위는 구성원 만족도 조사와 운영위 위원 평가의 결과에 따라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 짓기로 했다. 구성원 대상 만족도 조사 점수(70% 반영)와 운영위 위원 평가 점수(30% 반영)를 합산한 결과 총점 70점을 넘기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운영위는 만족도 조사에서 7 영업일 간 참여자 200명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무려 1,560명이 참여했다.
그렇게 학관 위탁업체가 받아 든 마지막 성적표는 100점 만점에 총점 31.3점이었다. 결국 업체는 계약 내용에 따라 2024년 12월 31일을 끝으로 학생회관 식당을 나가게 됐다.
구성원 만족도 조사는 100점 만점에 32.197점(총점의 70%로 환산 시 22.54점), 운영위 평가 점수는 100점 만점에 29.2점(총점의 30%로 환산 시 8.76점)이었다. 구성원 만족도 조사에는 무려 1,560명이 참여했었다.
차기 학관 식당 운영 주체는 생협
앞으로의 과제는 남아 있어
학관 식당의 빈자리는 우리학교 생협이 채운다. 현재 식당은 재정비를 위해 공사 중이며, 별다른 일정 지연이 없다면 오는 2월 17일 교직원 식당이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국제캠 학생들은 생협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윤진(식품생명공학 2024) 씨는 “생협이 식당을 운영하게 되면 기존 외부 업체 위탁 방식보다 음식 질이 향상되고 식단의 부실함이 해소될 것”이라 말했다. 또 김나연(중국어학 2024) 씨는 “지금까지는 학식에 위생 논란이 많아 항상 캠퍼스 밖까지 나가 식사를 해결했다“며 “생협이 도입되면 이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 생각해서 캠퍼스 안에서 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생협이 국제캠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우리학교 생협은 서울캠 조합원이 중심이 돼 운영되는 자치 조직이다. 출자금 역시 서울캠 구성원의 몫으로 형성됐다. 국제캠 구성원도 생협에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극히 일부다. 또 하나는 인력 확충 문제다. 생협 관계자는 “식당 조리원이 얼마만큼 원활하게 채용되느냐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라며 “지금도 계속 면접을 보며 채용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캠에서는 근로장학생 선발을 통해 인력을 보충하고 있는데 국제캠 학생도 식당 근로장학생에 지원하는 등 구성원 협조가 잘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성 문제도 지켜봐야 한다. 생협은 식당 운영에서 감수하는 적자를 기타 사업(서점, 편의점 운영)을 통해 메꾸는데, 국제캠에서 오직 식당만 운영한다면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할 수 없다. 현재 국제캠 내 입점한 프랜차이즈 사업체 중 당분간 계약 종료를 앞둔 곳은 전무하다. 다만 박병준(국제학 2017) 총학생회장은 “학생회관 편의점은 계약 종료 후 생협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의견 전달을 드린 상태”라고 말했다. 생협 관계자는 “사업이 다른 영역으로까지 확대되려면 국제캠 구성원 가입도 필요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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