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지원 자격 풀었지만… 학교장 추천 전형 경쟁률 일제 하락
올해 수시 모집에서 ‘학생부교과’로 불리는 학교장 추천 전형의 지원 자격이 완화되었음에도 경쟁률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대학은 올해부터 학교별 추천 인원 제한을 폐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재학생 수의 5%까지만 대상자로 추천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이 같은 조건이 사라졌다. 지원 자격 역시 완화돼, 고교 재학생에 한정됐던 것에서 ‘삼수’ 졸업생까지 지원이 가능해졌다.
학교장 추천 전형을 손본 것은 우리 대학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여러 대학이 추천 인원과 자격 요건을 조정하며 전형 운영 방식을 재편하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내년도 모집부터 교과 정성평가 배점을 10%에서 20%로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성균관대는 수능 최저 기준을 기존 3개 영역 등급 합 7에서 8로 완화했으며, 내년부터는 학교별 추천 인원 제한을 폐지하는 동시에 재수생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는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더 많은 지원자를 확보해 경쟁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고3 재학생 수는 10년 전 50만 명대에서 현재 40만 명 수준으로 줄었고, 수능 응시자 가운데 졸업생 비율은 3년 전부터 30%를 넘어섰다. 응시생 3명 중 1명은 졸업생인 셈이다.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의 학교장 추천 전형의 경쟁률은 지난해 9.32대 1에서 7.57대 1로 떨어졌다. 모집 인원은 10명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지원자 수는 2,897명에서 2,279명으로 618명 감소했다. 모집 인원이 3.2% 줄어드는 동안 지원자는 21.33% 줄어든 것이다. 송주빈 입학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유전공학부 개업 효과가 사라지면서 전체 경쟁률이 경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학생부 교과 전형 경쟁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표=심명준 기자)
주요 대학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1개 대학의 학교장 추천 전형의 경쟁률은 예외 없이 모두 하락했다. △서울대 9.12:1→ 6.94:1 △연세대 8.63:1→ 6.28:1 △고려대 9.12:1→ 6.94:1 △성균관대 10.77:1→ 9.60:1 △서강대 15.04:1→ 10.85:1 △한양대 15.51:1→ 10.22:1 등 다수 대학에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단순한 경쟁률 하락을 넘어 학교장 추천 전형이 수험생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소위 ‘사탐런’으로 불리는 과학탐구 과목 기피 현상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6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에서 사회탐구 과목 응시율은 77.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과학탐구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의대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 김현준 씨는 “등급은 누적 백분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응시생이 줄면 1, 2등급 인원이 줄어든다”며 “최상위권이 여전히 과학탐구를 선택한다면 중상위권 수험생이 과학탐구로 수능 최저를 맞추기는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일부 수험생은 자연계 지원을 포기하거나 수능 최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형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우리 대학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확인된다. 자연계 학과가 많은 △국제캠퍼스 교과전형 9.32:1→ 7.57이 △서울캠퍼스 9.83:1→ 8.76보다 경쟁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수험생이 증가하면서 입결이 상승할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안정 지원을 택한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결국 올해 수시 교과전형 경쟁률 하락은 지원 자격 확대와 별개로, 수험생들의 안정 지원 경향과 자연계열 학과 특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원 성향 변화를 고려해 보다 정교한 모집 전략과 전형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소울 기자 | ssoulbbu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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