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왜 대학생들은 대외활동에 집착하는가 | [스펙중독 대학생]
왜 대학생들은 대외활동에 집착하는가 | [스펙중독 대학생]
스펙을 쌓기 위해 달려가는 대학생들, 어느새 대외활동에 매몰되었습니다. 대외활동은 더이상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목적이 되었습니다. 취업을 향한 치열한 경쟁 속,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기획 이하윤 | hayun069@khu.ac.kr
진행 김다희 / 출연 김석영 이채운 곽지성 / 구성 VOU
[영상 전문]
취업을 위한 한 가지 관문, 스펙 오늘도 대학생들은 스펙을 쌓기 위해 여러 대외활동에 지원합니다. 취업 준비생과 대학생을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 ‘링커리어’에서는 요즘 한가지 현상이 반복됩니다.
합격 소식을 알리는 인증샷,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공유하는 후기, 그리고 불합격의 좌절을 털어놓는 글들... 대외활동 합격 여부가 곧 학생들의 능력과 가치를 증명하는 잣대가 되어 버린 거죠.
누군가는 ‘이 활동 한 줄이 없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하루 종일 불안에 시달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더 화려한 스펙을 쌓기 위해 밤낮없이 새로운 지원서를 쓰기도 합니다. 대외활동, 대체 뭐길래 대학생을 울고 웃게 만드는 걸까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합격 수기와 댓글은 취준생들이 대외활동에 얼마나 매달려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심지어 유명 대외활동에 합격하기 위해 자기소개서 작성부터 면접 준비까지 모든 과정을 도와주는 컨설팅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젠 합격을 위해 전문적인 도움까지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컨설팅은 대체로 카카오톡을 통해 자기소개서 초안을 전달하면 해당 대외활동의 특성에 맞게 전문가가 첨삭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컨설팅은 이제 합격을 위한 하나의 선택지가 됐습니다.
이 현상은 청년들의 취업난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요즘 취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 경력을 만들기 위해, 인턴을 준비하고 대외활동을 찾습니다. 이른바 스펙 경쟁 속에서 이러한 것들이 사실상 필수 단계가 되어버린 것이죠.
[김석영 / 헤드헌터]
"서포터즈는 크게 본인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왜냐하면 대기업이나 어느정도 네임밸류가 있는 회사에서 산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좋은 수단일 수도 있고..."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수많은 청년이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명확하지 않은 채용 공고, 이력서 경력란의 빈칸은 새로운 스펙을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그 결과,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는 무조건 많은 스펙을 쌓을수록 좋다는 인식이 자리잡힌 것이죠.
[이채운 / 러시아어학과 24]
"본격적인 대외활동은 올해 시작한 거라서 작년엔 저도 링커리어나 캠퍼스픽 이런 데서 매일매일 대외활동 뭐 있나 찾아보면서 어느 정도 매몰되어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 활동을 다녀보면서 느낀점은 굳이 이렇게 시간을 써가면서 내가 챙길 것도 못 챙기고 시간을 쓰면서 그 대외활동을 해야하나 이런 의문감이 들었고..."
국내 1,000개 기업의 입사 지원서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이 이력서에 스펙을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취준생들은 더욱 풍성한 이력서를 만들기 위해 스펙의 가짓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늘어났고, 그 결과 경험의 질이 아니라 양에 초점을 맞추는 청년들이 우후죽순 생긴 겁니다.
학생들은 서포터즈, 홍보대사, 기자단 활동 등 여러 개의 활동을 한 번에 지원하지만 그 어느 활동에도 집중하지 못한 채 표면적인 경험에 그치고 맙니다. 또, 여러 곳에 합격하는 경우 조건을 따져 그중 몇 개를 못 하겠다고 회사에 통보하기도 합니다.
[이채운 / 러시아어학과 24]
"학생으로서 학교 성적도 챙겨야하고 여러 가지로 할 게 많은데 그런 것들은 챙기지 않고서 그냥 대외활동만 한다고 해서 그것들이 다 스펙으로 연결되지는 않겠다고 느꼈습니다."
경험이나 진로 탐색의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스펙 한 줄 만을 위해서 대외 활동을 무작정 지원합니다. 결과적으로 깊이 있는 학습이나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활동의 본래 의미조차 퇴색되는 것이죠.
[김석영 / 헤드헌터]
"스펙의 종류가, 역량을 쌓는 종류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집중되지 않고 A, B, C, D 이렇게 각각 분산되면 그건 효과가 없을 것 같고..."
중요한 것은 대외활동의 개수가 아니라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입니다. 대외활동을 통해 실무를 체험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곽지성 / 한국외대 화학과 24]
"우선 제가 희망하는 직무는 콘텐츠 마케터인데요. 콘텐츠의 마케터의 가장 큰 역할은 브랜드의 인지도와 매출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단순히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을 넘어서 브랜드의 특성과 목표에 맞는 최적의 메시지와 형태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이채운 / 러시아어학과 24]
"저는 지금 모파랑(외교부 서포터즈) 하나에 집중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게 더 저의 진로의 구체성을 키웠고 자기한테 맞는 대외활동 하나 정도만 확실하게 가져가도 나중에 스펙으로써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석영 / 헤드헌터]
"학교의 레벨도 물론 중요한데 어떻게 스펙을 쌓느냐가 제가 볼 땐 더 중요합니다. 특정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서 거기에 스펙을 쌓는 것"
끝이 보이지 않는 취업난 속, 오늘도 청년들은 치열한 스펙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개수에 집중하는 지금, 대외활동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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