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과제는 A+, 리터러시는 F? | [지금 필요한 건 AI 리터러시]
과제는 A+, 리터러시는 F? | [지금 필요한 건 AI 리터러시]
AI가 대학 강의실을 바꾸고 있습니다. 검색창, 워드창보다 ChatGPT를 먼저 찾는 학생들.
과제, 발표, 시험 준비까지 — 누구나 손쉽게 쓰지만, 모두가 잘 쓰는 건 아닙니다.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한계를 묻고 가능성을 찾는 힘, 바로 AI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기획 나하린 | harin0518@khu.ac.kr
진행 이소정 / 촬영 나하린 신희재 / 편집 나하린 / 출연 최은서 박지민 / 구성 VOU
[영상 전문]
오늘날, ChatGPT는 대학생들에게 사실상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습니다. 검색창도, 워드창도 아닌 ChatGPT를 먼저 여는 학생들. 이젠 낯설지 않은, 익숙한 풍경이 됐죠.
전세계 16개국, 대학생 3,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무려 86%가 “AI를 쓴다”고 답하기도 했어요. 레포트 작성부터 시험 준비, 그리고 발표 자료까지… AI는 대학생들의 공부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대학생들은 ChatGPT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요?
Q. 평소에 ChatGPT를 많이 쓰시나요? 주로 어떻게 활용하시나요?
[최은서 / 생체의공학과]
"저는 구독도 하고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계속 쓰는 편인 것 같아요."
[박지민 / 한국어학과]
"주로 과제할 때 많이 쓰는 것 같아요. 특히 레포트 과제를 할 때 주제 선정에 도움을 받거나, 읽을 때 다 읽기 힘드니까 요약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편입니다."
이제는 교수님들께서도 ChatGPT를 능숙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원 5,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무려 89%가 관심있다고 응답했거든요. 학생도, 교수도 모두가 AI를 쓰는 시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AI의 등장은 대학 수업과 평가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예전엔 과제나 레포트가 학생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정리했는지를 평가하는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과정의 일부를 AI가 대신할 수 있게 되면서, 교수님들의 고민도 깊어졌죠.
실제로 많은 교수님들께서,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과제를 제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다. 일부 교수님들께서는 과제 채점에 앞서 판별 도구를 활용하고, 피드백에 AI가 작성했을 가능성의 비율까지 함께 안내하신다고 합니다. 이처럼 ChatGPT 탐지 기술, 이른바 ‘GPT 킬러’가 강의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술은 아직 완벽하지 않습니다. AI가 쓴 글을 사람이 쓴 것으로 착각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대학은 새로운 해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GPT로는 풀 수 없는 과제를 내거나, AI가 쓴 글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게 하는 새로운 평가 방식도 등장하고 있죠. 이제는 단순히 AI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평가 방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가 진짜로 고민해야 할 건 무엇일까요? 바로, AI를 ‘잘’ 쓰는 능력입니다.
AI를 금지하거나 감시하는 방식은 이제 교육 현장에서 점점 힘을 잃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교육자들이 가장 강조하는 역량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AI 리터러시입니다.
미국 국가 인공지능자문위원회에서는 AI 리터러시를 ‘AI 툴뿐만 아니라 AI를 통한 결과물을 사용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역량’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AI 리터러시란 AI의 정보를 무조건 믿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또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질문할 수 있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레오 로 / 뉴멕시코대학 교수]
"그래서 저는 AI 리터러시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AI 기술과 그 사회적·윤리적·일상적 영향에 대해 이해하고, 활용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 자체로도 이미 많은 것을 포함합니다."
이제는 AI가 공부를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삼아 더 깊이 배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AI 리터러시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이미 여러 대학에서 ChatGPT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고, 우리 학교 역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을 보면, 우리가 AI를 책임 있게 활용하려면 어떤 태도와 원칙이 필요한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학교의 가이드라인은 우리가 ChatGPT를 책임 있게 활용하기 위해 지켜야 할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규칙을 따르는 것만으로 충분할까요?
정현선 교수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질문할 때 AI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규정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본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질문하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능력”이 결국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데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하죠.
[레오 로 / 뉴멕시코대학 교수]
"예를 들어 지금은 AI가 대신 논문을 써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오랫동안 ‘글쓰기’를 사고력이나 지식의 증명을 대신하는 도구로 사용해 왔어요. 그렇다면 이제 글쓰기의 중요성은 줄어드는 걸까요? 아니면 여전히 중요한 걸까요?"
기술이 발전할수록 새로운 능력이 필요할 것 같지만, 오히려 글쓰기처럼 기본적인 역량이 더 중요해지고 있어요. 질문하는 힘, 사고하는 힘, 표현하는 힘. 이 세가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결국 AI 리터러시는 단순한 도구 사용법이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태도로 학습에 접근하느냐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역량입니다.
이제, “ChatGPT 없이는 졸업이 어렵다”는 말이 더 이상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시대입니다. AI는 공부하는 방식, 가르치는 방식, 그리고 생각하는 방식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선택하느냐입니다.
기술을 맹신하지도, 외면하지도 않는 사람. 나의 생각과 가치를 바탕으로 AI를 제어하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 지금 우리가 길러야 할 역량은 그런 AI 시대의 시민력, 바로 AI 리터러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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