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전공교육의 시작, 전임교원이 담당해야 한다
전공기초·필수 과목은 대부분의 학생이 대학에 입학해 자신의 전공 학문을 처음 접하게 되는 과목이다.
또 향후 4년간 이어질 전공교육의 토대로서 단순한 입문 과목을 넘어 학과가 지향하는 교육의 방향과 정체성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전공기초·필수 과목을 누가 가르치는가는 대학이 교육의 책임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질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학주보가 지난 학기 전공기초·필수 강의를 분석한 결과, 전체 1,729개 가운데 437개(25.3%)를 전임교원이 아닌 강사가 담당하고 있었다. 거의 모든 전공기초·필수 강의를 전임교원이 맡은 학과가 있는 반면, 상당수를 강사가 담당하는 학과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우리학교의 전임교원 대비 강사 규모는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어 왔다.
강사의 강의가 전임교원의 강의보다 우수하지 않다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교원 차이에 따른 개별 강의의 우열보다도 전임교원이 저학년 전공교육을 담당할 때 확보되는 교육의 연속성과 책임성에 있다. 입학부터 졸업하기까지 학과의 교육과정 전체를 꿰고, 학생들이 전공을 이해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장기적으로 지켜보는 것은 전임교원이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강사가 맡는 전공기초·필수 과목이 늘어난다는 것은 강의 하나하나의 질과 별개로 학생과 학과를 잇는 교육의 연속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신호다.
취재 결과 강사 담당 강의가 늘어나는 배경은 여러 가지다. 전임교원의 정년퇴직과 연구년으로 생기는 공백, 수강 인원에 따른 분반 확대, 새롭게 생기는 융합전공과 교육사업 등 신규 교육과정 운영 등 학과마다 처한 여건은 다르다. 또 일부 계열의 실기와 실무 중심 교육에서는 오히려 현장 경험이 풍부한 강사가 더 적합한 경우도 있었다. 모든 전공기초·필수 강의를 전임교원이 맡기에는 여러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문제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이유로 교육의 책임이 뒷전이 될 때다. 본부 역시 학부 전공교육은 전임교원이 우선적으로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다만 학과별 특성과 교육 여건이 달라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최소한의 원칙마저 흐리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
적어도 학과의 정체성과 가장 밀접한 핵심 전공과목만큼은 전임교원이 맡을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나아가 학교는 학과별 운영 여건을 면밀히 살펴, 전임교원 충원이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전공교육이 취약한 곳에 닿을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
전공기초와 전공필수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가장 처음 접하는 전공교육이다. 학과마다 현실은 다를 수 있지만, 학과의 정체성이 담긴 핵심 전공수업에서만큼은 현실적 제약보다 교육의 책임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 그것이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이 학생들에게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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