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중도 실감미디어 도입 한 학기... “휴식 위주 운영 아쉬워”
▲휴식용 영상 위주의 운영이 이어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운영 목적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진=신정빈 기자)
【서울】 이번 학기부터 중앙도서관 로비에 있던 학습 테이블이 철거되고 실감미디어 공간이 조성됐다. 로비 공간을 디지털 리얼리티 기반 교육·학습·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휴식용 영상 위주의 운영이 이어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운영 목적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앙도서관은 실감미디어 공간을 에듀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복합 공간으로 정의했다. 학생 성과물 및 작품 전시를 비롯해 교양수업·비교과 교육을 위한 개방형 교실, 문화·예술 전시 공간, 기초 소양 함양을 위한 큐레이션 공간, 휴식 공간, 쌍방향 웨비나(온라인 생중계), 대학 홍보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해당 공간은 외부 전시와 음악회 등 단발성 행사 위주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별도 행사가 없는 대부분의 시간에는 설치 업체가 제공한 자연 풍경과 미술 작품 등 휴식용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운영은 요일별로 고정 편성이 없으며, 학내 부서와 학과의 요청에 따라 일정이 조정된다. 이에 학술연구지원팀 최윤희 팀장은 “1학기는 워밍업 단계”라며 “2학기부터 학과와 동아리의 졸업 작품 및 제작물을 실감미디어 공간에서 전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실감미디어 운영 목적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효림(회계학 2025) 씨는 "평소 틀어두는 자연 영상이 어떤 목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태욱(Hospitality경영학 2021) 씨는 “공간을 낭비하는 느낌이고 설치 목적을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전했다. 이유경(무역학 2024) 씨는 “학기 초 신입생 대상 인사 영상이 틀어져 있어 대외 홍보용 공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불만은 기존 로비 학습 테이블이 사라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유민(회계세무학 2018) 씨는 “(열람실) 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 왜 실감미디어를 배치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로비에 있던 테이블 20석을 3열람실 예약 좌석으로 전환해 전체 좌석 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여름방학에는 3층 서고 약 630평을 리모델링해 최소 200석 이상의 학습 공간을 추가 개방하고, 이후 그룹 스터디실과 AI 면접실 등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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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은 학생 성과물 및 작품 전시를 비롯해 문화·예술 전시 공간, 휴식 공간, 대학 홍보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실감미디어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사진=중앙도서관 제공)
도서관의 역할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만큼, 실감미디어와 유사한 공간은 이미 여러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본관 1층에 조성된 실감미디어 공간 ‘케이브(Cave)’에서는 AI·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아트 작품을 상시 상영하고, 수업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학생들이 AI·예술·기술을 결합한 작품을 제작해 실감미디어 공간에 전시할 수 있도록 하는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57개 팀이 참가했으며, 선정된 작품은 3주간 전시돼 6,664명이 관람했다.
연세대학교 삼성학술정보관도 디지털 전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 디지털미디어서비스팀 박정은 씨는 “해부학 수업에서는 벽면 전체에 인체 구조 영상을 띄워 실습 환경을 조성하고 경영학 수업에서는 가상현실(VR) 실험을 위한 배경 공간으로 활용한다”며 “졸업 작품전 등 학내 성과물을 전시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들은 실감미디어의 핵심은 기술보다 콘텐츠와 학생 참여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경(미술학) 교수는 “실감미디어는 이용자가 공간 속에 들어와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몰입감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숭현(미술학) 교수는 “성공 여부는 기술 수준이 아니라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상호작용 플랫폼으로 기능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단순한 영상 상영을 넘어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훈(영화학) 교수는 “학생 작품과 학과 활동, 행사 등을 소개하는 소통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의미가 더 클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현재 실감미디어 공간 한쪽에서는 도서관 안내와 장학금·해외봉사 등 학내 홍보 콘텐츠가 상영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수업 ‘표현 기법을 통한 인식의 확대’에서 제작한 학생 영상 작품이 상영되고 있다. 작품 상영은 이달 3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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