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우 지아위(WU JIAYU, 미디어학 2024)씨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자취방 계약 직전 집주인에게 임대를 거부당했다. 임대인들이 외국인 입주자를 기피하면서 유학생들이 자취방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학생 입주 기피하는 집주인들
임대인과 유학생의 불편한 동거
국제처에 따르면 현재 우리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3,550여 명(학위·비학위 합산)으로 국내 대학 중 최다 인원이다. 이번 학기 기준 서울캠에는 ▲학부생 1,719명 ▲일반 대학원생 552명이 재학 중이며 국제캠에는 ▲학부생 952명 ▲일반 대학원생 327명이 재학 중이다. 하지만 세화원과 우정원에 수용 가능한 유학생은 평균 300명과 650명으로 전체 유학생 대비 기숙사 수용률은 두 기숙사 평균 약 26.8%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학생들은 집주인의 외국인 입주자 기피 현상으로 자취방을 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우리학교 유학생 우 지아위씨는 “집을 다 둘러보고 마음에 들어 계약을 진행하려는데 뒤늦게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집주인이 임대를 거절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제캠 인근 야호공인중개사 이영섭 대표는 집주인들 사이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입주를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현재 임대인 중 대부분이 외국인 세입자를 기피하며 공실이 길어질 때만 마지못해 계약을 진행한다”며 “방을 구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임대인들이 완강하게 거절해 중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혔다.
▲ 임대인들의 외국인 입주 기피 현상 속 유학생들은 자취방을 구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일러스트=홍지우)
소통 단절부터 문화차이까지
임대인과 외국인 갈등의 골 깊어
임대인들은 유학생 입주를 기피하는 이유로 언어 장벽을 꼽았다. 분리수거 방식이나 생활수칙 등 한국 주거 문화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학교 인근 한 주택의 임대인 이중건 씨는 “번역기를 사용해 생활수칙을 공지해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유학생들이 생활수칙을 충분히 숙지하지 않아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임대인의 몫”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임대인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영일공인중개사 허정임 중개사는 “건물주들은 대개 고령층이라 스마트폰 번역 앱 사용에 익숙치 않아 유학생과의 소통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학생들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생활에 곧바로 적응하기 쉽지 않다. 유학생 셰이크(Cheikh, 국제학 2026) 씨는 “분리수거 관련 자료를 읽고 생활수칙에 대한 정보도 많이 찾아봤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언어장벽은 유학생들의 임대 계약 과정에서도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유학생 제시 샤슨(Jesse Chiasson, 경영학 2022)씨는 “전문 용어로 빼곡한 부동산 계약서는 번역기를 돌려도 이해하기 벅차다”며 “세부 조항을 묻고 싶어도 집주인과 말이 통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도장을 찍거나 아예 계약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다양하게 나타나는 문화 차이 또한 임대인과의 갈등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국인 주거 서비스 플랫폼 홈스인코리아 측은 “유럽권 학생들은 사람을 집으로 많이 부르는 파티 문화 때문에 집주인과 마찰이 생기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실내에서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문화권 학생들 역시 잦은 마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정 식습관 문화로 인한 불편을 겪은 사례도 있다. 오케이부동산 관계자는 “향신료를 많이 쓰는 중동이나 인도 지역 학생이 거주했던 방은 계약 종료 후 복도에 밴 냄새 제거와 도배 등 만만치 않은 수리비가 발생해 집주인들이 꺼린다”고 설명했다.
갈등에서 공존으로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성
이처럼 임대인과 유학생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공동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학교 인근 빌라 임대인 문병민 씨는 “오랜 시간 굳어진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제 3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거환경학과 김준하(건축학) 교수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 학교와 지자체가 주거생활 가이드라인, 주거상담 창구 등의 지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영섭 대표는 유학생 입주자에게 주거 적응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공유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
이 대표는 “가이드라인 제작과 상담 등의 노력으로 유학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집주인의 마음을 돌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학생과 집주인 간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임대인의 적극적 소통, 유학생들의 문화 이해, 그리고 중재자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이 삼박자가 맞을 때 비로소 유학생들의 안정적인 주거 생활이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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