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무용학부 김지영(발레) 교수가 주관하는 ‘김지영의 ONE DAY Ⅱ’가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열렸다. 2022년 시즌1에 이어 4년 만에 열린 공연을 우리학교 무용학부 학생들과 함께했다. 무대의 주제는 꿈이었다. 발레리나 은퇴 후 교육자가 된 김 교수와 그의 학생들은 저마다의 꿈을 몸짓으로 표현했다. 우리신문은 무대 위에서 꿈을 표현하는 현장을 찾았다.

▲무용학부 학생들이 무대 위에서 꿈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무용학부 제공)
꿈을 향한 학생들의 도약
무대를 채운 아마추어의 진정성
일교차로 쌀쌀했던 저녁, 마포아트센터는 붐비는 관객들로 공연 시작 전부터 열기가 높았다. 특히 단정하게 머리를 올리고 각 학교의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초청을 받고 참석한 약 60여 명의 무용 꿈나무들은 들뜬 표정으로 공연을 기다렸다. 2학년 박서현 학생은 “존경하던 김지영 교수님과 선배님들의 무대를 직접 볼 수 있어 설렌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공연장의 모든 조명이 꺼진 뒤 모차르트의 ‘작은 별 변주곡’이 흐르기 시작했다. 김 교수의 애제자인 초등학생 남주아 학생의 귀여운 무대 이후, 우리학교 무용학부 학생들이 등장했다. 무대 위 설치된 세 개의 발레 바 앞에서 학생들은 몸을 푸는 듯한 기본 동작에 집중했다. 곧이어 졸업생 김은서(무용학 2022) 씨의 독무가 이어졌다. 팔을 머리 위로 들고 한쪽 다리를 곱게 편 채 연속으로 회전하는 모습은 마치 정교한 오르골 속 인형 같았다.

이어 분위기가 급변하며 푸른 배경 속에 검은 의상을 맞춰 입은 학생 12명이 등장했다. 정적 속에서 이어진 단체 안무와 서로를 탐색하듯 펼쳐진 듀엣 무대는 숨 쉬는 법을 잊을 정도로 관객을 집중하게 했다. 주황색 배경으로 바뀐 뒤 김 씨가 두 명의 남학생 사이를 가르며 점프한 순간 객석 곳곳에서 “오!”하는 낮은 감탄사가 나왔다. 중력을 받지 않는 듯한 움직임은 사람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들뜬듯한 학생들의 몸짓을 보며 그들이 느끼는 설렘이 와 닿았다. 공연이 열리기 한 달 전, 인터뷰를 위해 무용학관에서 만난 김 교수에게 들었던 기획의도가 떠올랐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을 수 있고 부족한 점도 많을 것”이라면서도 “때로는 프로보다 가슴 뜨거운 아마추어가 전하는 진정성이 관객에게 더 큰 울림을 줄 때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의 꿈이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정으로 다가가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기획의도대로 학생들의 진정성이 관객에게 큰 울림을 전했다.
토슈즈 내려놓고 교수의 길로
스승 따라 걷는 꿈의 대물림
학생들의 무대가 끝나고 김 교수가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김 교수의 연기는 순식간에 공연 속으로 끌어들였다. 원하는 음악이 나오지 않자 톰과 제리의 ‘제리’처럼 팔짱을 끼고 몸을 뒤로 젖히며 심통을 부리는 연기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짧은 연기가 끝난 후 무대 뒤 스크린에는 솔직한 인터뷰 영상이 흘러나왔다. 김 교수는 영상에서 “첫사랑(발레)이 끝난 슬픔이 컸다”며 은퇴 당시의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슬픔도 잠시 김 교수는 이제 우리학교 무용학부관으로 출근해 제자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의미를 찾고 있었다. 김 교수는 “한번은 학생들이 스스로 연습한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부족한 점이 많아도 열심히 하는 모습에 울컥했다”며 “자기 자신한테 열정이 있으면 좋겠다”고 학생들에게 전했다. 이후 무대는 강렬했다. 붉은 상의를 입은 학생들이 단체 안무를 추며 팔을 휘두르자 무대 위에는 붉은 물결이 일렁였다. 무언가를 간절히 갈망하고 고뇌하는 듯한 몸짓이 장내를 압도했다. 무대의 우측에서는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각자 자신의 꿈을 표현한 뒤 퇴장했다. 독무를 펼친 졸업생 김은서 씨는 “미래에 발레단에 소속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고 싶다”며 “춤을 본 사람들이 감동 받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클라이맥스는 김 교수의 은퇴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홀로 빛에 의존한 채 화려한 발레복을 벗고 토슈즈까지 내려놓는 모습에서 발레가 김 교수의 인생에서 가졌던 무게감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우울과 방황의 시간을 지나 정장을 차려입은 김 교수가 다시 경쾌한 리듬에서 햐얀 셔츠를 입은 학생들과 조우했을 때 공연의 감동은 최고조에 달했다. 앞장서는 교수와 그 뒤를 따르는 학생들의 행진은 은퇴한 발레리나가 스승으로서 제자들의 꿈이 되어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무대가 끝나자 뜨거운 환호와 “브라보!”라는 함성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공연 후 로비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학생들은 지인들이 건넨 꽃다발을 들고 포토존에서 마지막 여운을 기록했다. 무대에 선 김도희(무용학 2023) 씨는 “이곳이 입학 후 처음으로 교수님의 공연에 참여했던 장소”라며 “졸업을 앞둔 지금 다시 같은 무대에 서게 됐다는 점이 남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승연(무용학 2025) 씨는 “무대 위에서 아름다운 움직임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준비하는 동안 큰 에너지를 줬다”는 소감을 전했다. 관람객 이지연 씨는 “단순히 기술을 뽐내는 공연이 아니라 무언가에 미쳐서 꿈을 꾼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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