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미디어] “우리 아들, 딸이니까…” 20년 넘게 마을을 지켜온 ‘엄마닭’ 오동희 사장님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우정원 뒷골목 경희마을에는 20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학생들의 식탁을 지켜온 맛집들이 있습니다. 이곳의 사장님들은 학생들을 딸, 아들처럼 여기며, 묵묵히 따뜻한 정을 나누어 온 분들입니다.
대학주보는 그중에서도 24년째 자리를 지키며, 학생들에게 생일 미역국을 끓여주시는 ‘엄마닭’ 오동희 사장님의 세월이 담긴 이야기를 담아왔습니다.
정이 사라진 시대, 따뜻한 미역국을 받고 울음을 터뜨린 청춘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경쟁 사회에 지친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했던 것이 바로 따뜻한 정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Q. 사장님 소개와 가게 소개 간단히 해주세요.
엄마닭 오동희 사장입니다. 엄마닭은 경희대 학생들에게 엄마이자 이모 같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엄마닭을 이용해 줘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학생들을 아들, 딸처럼 생각해서 베풀면서 장사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이런 마음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Q. 2002년, 가게를 시작하셨다고 들었는데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희 남편이 회사 일을 그만뒀을 때, 남편의 직장 동료분이 경희대 앞 엄마닭을 한 번 인수해 보라고 권유해 주시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장사하는 게 힘들 것 같아서 고민이 참 많았어요. 하지만 한 번 와서 보고 결정하라고 하셔서 가게를 방문했는데, 학생들이 참 착해서 마음을 잡았죠. '이 학생들이라면 괜찮겠다' 싶어서 장사를 하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Q. 밤늦게까지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나이도 많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물론 힘들죠. 하지만 가게에 나와서 아들, 딸 같은 학생들을 보면 다시 힘이 납니다. 학생들이 잘 먹었다고 말하는 한 마디에 힘듦이 녹아내리는 것 같아요.
Q.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뭔가요?
순살 치킨이 제일 인기가 많아요. 골뱅이 소면이랑 같이 시키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찌개도 학생들이 아주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Q. 특별히 학생들에게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신경 쓸 부분은 특별히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다 아들, 딸 같고 심지어 '엄마'라고 부르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정해놓은 건 없고 오면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있습니다.
Q. 코로나 시기에 마을 상권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사장님께서 체감하신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집합 금지로 인해 가게들이 다 닫기도 했고,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못하면서 마을 자체가 조용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가게를 계속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다행히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학생들이 조금씩 학교에 돌아오면서 희망을 얻고 다시 힘을 냈죠.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코로나 이전만큼 손님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Q. 가게를 20년 이상 운영해 오신 사장님의 가장 큰 힘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다른 힘이 있겠어요? 그냥 아들, 딸 같은 학생들을 보는 것과 학생들이 제 음식을 맛있게 먹고 좋아해 주는 것이 제 가장 큰 힘이죠.
Q. 학생들과 기억에 남는 추억 있으실까요?
며칠 전, 여학생 팀이 케이크를 갖고 온 것을 보고 제가 눈치껏 미역국을 끓여서 갖다 줬어요. 그 여학생이 “우리 엄마는 미역국도 안 끓여줬는데...”라며 감동하더니, 며칠 뒤에 다시 와서 “그때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요”라고 인사해 줘서 참 고마웠고 기억에 남습니다.
Q. 학교 동아리 행사 후원도 하시는 걸로 아는데 학생들을 돕는 활동을 계속하시는 이유가 뭔지 여쭤봐도 될까요?
학생들이 학교 동아리 일 때문에 직접 찾아와서 부탁하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가 있겠어요. 저희한테는 다 아들, 딸 같은 아이들인데, 필요하다고 해서 이 먼 곳까지 후원을 받으러 다니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다른 거 안 물어보고 얘기만 하면 “후원해 준다”고 바로 이야기해요. 사실 제가 돈을 더 많이 벌면 통 크게 챙겨주고 싶지만, 얼마 안 되는 금액인데도 학생들이 정말 좋아하고 고마워해 줘서 그 모습이 참 예쁩니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모한테는 큰 기쁨이고 보람이에요.
Q. 앞으로도 계속 이 자리를 지켜가실 사장님의 가장 큰 바람이나 소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제 20년이 훌쩍 넘었으니 저도 나이가 들고 몸이 힘든 것은 사실이에요. 오랫동안 서서 일하니까 아픈 곳도 생기고요. 하지만 제가 조금 더 건강을 잘 지켜야, 우리 아들 딸 같은 학생들을 계속 볼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큰 바람은 없고, 지금처럼 건강을 잘 지켜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이 자리를 계속 지키는 것이 가장 큰 소망입니다. 이모가 있는 한, 학생들 옆에 든든하게 있어주고 싶어요.
미디어팀 천유정 기자 estherchun0007@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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