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평: 전기차 화재 예방, 현실적 대책 마련은? 지자체 방심과 구성원 우려, 딜레마에 빠진 학교 (양여진)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가 만연하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많은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서울시는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충전율 90% 초과하는 전기차의 진입을 막는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오는 9월 말까지 개정할 계획이라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기차 과충전은 화재 발생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정부의 쏟아내기 식 정책으로 인해 전기차는 ‘움직이는 시한폭탄’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폭발률이 낮은데도 말이다. 일부 건물은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금지하기도 해 사람들의 갈등만 심화되는 상황이다.

기존 전기차 관련 법이 현재 상황과 상충하는 부분도 한몫한다. 전기차 충전시설은 전체 주차면수 대비 2%를 충족해야 한다. 우리학교도 이 법의 울타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울캠은 지난 8월 말까지 충전소 13개를 더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예산 문제와 전기차 화재 이슈로 내년 1월로 미룬 상태다.

지하 충전소는 사고 발생 시 소방차 진입이 힘들다는 허점이 있다. 지상에 충전소를 확보하자니 공간이 문제다. 국제캠은 경기도 조례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대안 마련도 힘든 상황이다. 그저 사고가 안 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학교는 지자체의 방침과 학내 구성원들의 우려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정부 정책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때 유의미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기차와 관련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단순한 규제보다는 철저한 과학적 검토와 검증을 거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