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e러닝 최대 수강 허용 학점이 3학점 늘었다. 총 6학점에서 9학점으로 말이다. 한 걸음 나아간 결과지만 딱 거기까지다. 앞으로 적어도 세 발자국 이상은 남았다.
국방부 기준, 군 e러닝을 통한 허용 학점은 각 대학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며 군 복무 중 최대 수강학점에 제한은 없다. 수강 허용 학점을 정하는 것은 대학의 고유 권한이니 각 대학은 다양하게 수강 허용 학점을 채택하고 있다. 군 복무 중 최대 인정 학점은 연세대 24학점, 고려대 18학점, 서울대 12학점, 중앙대 12학점, 시립대 12학점, 건국대 12학점, 서강대 9학점, 성균관대 9학점, 한양대 9학점이다. 우리학교는 변경 전 6학점으로 서울권 주요 대학 중 한국외대와 함께 꼴찌였다. 이번에 3학점이 올랐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학사지원팀은 최대학점 확대 배경으로 “양 캠 총학에서 군 e러닝 이수 가능 학점 상향 요청이 있었고, 교육부도 전국 대학 대상으로 군 e러닝 학점을 확대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고 언급했다. 총학과 몇 개월을 논의했고, 교육부의 ‘협조 요청’도 있었다는데 결과가 인색하다.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자. 우리학교는 연세대보다 무려 15학점이 적다. 통상적으로 한 학기에 15~18학점 정도를 수강한다고 생각하면, 그 차이가 피부로 와닿는다. 한 학기를 벌 수도 있고, 여유롭게 학점을 들으며 학업 외 자기 계발에 집중할 수도 있다. 학업의 질 상승, 빠른 사회 진출 등 군 e러닝의 장점을 강조하는 것은 이제 입이 아프다.
군 e러닝의 학점이 전공이나 교양 학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더욱 아쉽다. 가장 많은 이수학점을 부여하는 연세대는 군 복무 중 취득한 학점을 전공과 교양 학점 모두, 고려대는 교양 학점으로 인정한다.
이수구분 역시 대학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이수구분을 넓히려면, 군 e러닝에 대학에서 개설하는 자체 강의를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학교가 군 e러닝의 이수 구분을 넓히는 일은 한동안 없을 듯하다. 유관부서와 협의를 시작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우리신문은 학사지원팀에 ‘자체 강의를 통한 이수구분 확장 방안’에 대해 문의했다. 당시 학사지원팀은 “이수구분을 넓히려면 시스템부터 시작해 온라인 수업을 개설하는 절차가 필요하니 여러 유관부서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서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약 4개월의 틈을 두고, 지난 11일에 똑같은 질문을 학사지원팀에 보냈다. 자체 강의 개발 및 개설을 통한 학점 인정 방안 실현 가능 여부는 유관부서와 추후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란다. 정말 토씨만 바뀐 냉소적인 답이었다. 아니, 똑같았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가령, ‘군인권’과 관련해 각자 비슷한 생각이 여러 이유와 함께 떠오르고 있을 테다.
예비군 기간마다 불거지는 ‘예비군 학습권 논란’이 문득 떠오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학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학생에게 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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