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그 많던 학생들은 다 어디로? | [무너지는 대학 상권]
그 많던 학생들은 다 어디로? | [무너지는 대학 상권]
기획 홍지원 | hziione@khu.ac.kr
편집 홍지원 / 진행 김다희 / 출연 이영섭 안미경 박동하 조강현 서원석 조훈희 / 구성 VOU
그 많던 학생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한때는 학생이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장사가 잘되던 대학 상권. 하지만 지금, 공실이 공실을 낳는 악순환 속에서 빠르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텅 빈 대학가는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영상 전문]
하루가 다르게 공실이 늘어나는 대학 상권.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학가는 늘 사람으로 넘쳤습니다.
수업이 끝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골목으로 쏟아져 나왔고, 식당과 카페, 주점은 늘 만석이었습니다.
학생이 많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장사가 됐던 시절이었죠.
그러나 지금, 대학가의 대명사로 불리던 신촌·이대 상권의 공실률은 18.3%.
서울 평균 공실률 5.8%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과거 대학가는 '청년 소비의 중심지'였지만, 이제 그 특별함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영섭 / 야호 부동산 공인중개사 대표]
"예전에는 상점을 운영을 하면 돈을 좀 많이 버는 그런 상황이 됐었어요. 한 10년, 20년 전. 그런데 최근에는 물가가 계속 올라가고 최저임금도 많이 올라가고 팬데믹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자영업자들은 거의 다 무너졌다고 보시면 돼요."
대학가 상권이 무너지기 시작한 이유는 바로 손님 자체가 줄었다는 겁니다.
수업, 생활, 사교, 소비 등 과거 대학생의 일상 전체는 학교 주변에 묶여 있었고, 대학가 입지는 그 자체로 상권의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에 놓였습니다. 1970년에 출생자 수가 100만 명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 입학한 2007년생은 불과 49만 명입니다.
한 세대 만에 절반이 사라진 겁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대학들은 입학정원을 줄였고, 학생들로 붐비던 대학가는 이제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학 상권을 떠받치던 모수 자체가 줄어든 거죠.
[박동하 / 건국대 부동산학과]
"즉 특별하지 않더라도 그냥 모여 있음으로써 그 땅의 효용이 좋아지는 즉 집적인 경제가 나타났던 게 과거에 그냥 대학가 상권들의 기본적인 모습인 거죠. 그런데 이제 같은 경우에 그것이 딱 하나가 무너지기 시작하니까 당연히 기존에도 특별함이 없었는데 심지어 규모까지 작아지니까 더더욱 갈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학생이 줄어든 것 뿐만 아니라, 학생이 대학가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줄었습니다.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조훈희 교수는, 대학가 상권에서, 유동인구보다 더 중요한 건 체류시간이라고 지적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학교에 오는 일수가 줄었고,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학교 근처 식당으로 가는 대신 곧장 집으로 향합니다. 공강 시간마저 학교 앞 골목이 아닌 스마트폰 안에서 보내죠.
이렇듯 학생들이 머무는 시간이 줄어든 게 치명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또한 청년 세대의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대학 상권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통계청에 다르면, 온라인으로 음식을 시켜먹는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에는 음식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이, 이전 연도와 비교했을 때 10퍼센트 이상 증가했습니다.
학생들이 굳이 골목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소비가 가능해진 시대. 대학가의 전통 업종인 식당, 주점, 카페의 집객력은 구조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강현/ 중어 25]
"식당에 가서 주문까지 하고 먹고 오는 것 자체가 (번거로운)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 점에서 봤을 때 그냥 터치 하나로 쉽게 결제하고 또 이제 편한 장소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그런 이유에서 배달앱을 자주 이용하는 게 아닐까..."
그러나 대학가가 무너지는 가장 큰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신흥상권의 등장입니다.
줄어든 손님과 높아진 임대료를 버티지 못한 소상공인들은 가게를 떠나고, 빈 자리에는 프랜차이즈가 들어서면서 대학가만의 특색은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새롭고 이색적인 경험을 원하는 MZ세대에게, 대학가는 더 이상 매력적인 공간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젊은 소비자들의 시선은 이제 성수동, 연남동으로 향합니다. 팝업 스토어와 복합 문화공간이 즐비한 신흥 상권이, 한때 대학가가 맡았던 ‘젊음의 중심지’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서원석 / 중앙대학교 부동산학과]
"무슨 ‘리단길’이라고 하는 소리 들어보셨죠?
‘리단길’이라는 게 처음에 경리단길부터 시작해서 다양하게 새로운 트렌드를 찾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그런 장소를 조금 모색하게 돼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트렌드들이 점차로 변하게 되는 그런 양상을 가지게 되는데 그런 말은 결국은 대학가가 예전에는 젊은이들이 모여서 핫플레이스처럼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소비활동을 하는 그런 장소였는데 트렌드가 변하다 보니까 지금은 대학가가 그렇게 매력적인 곳이 되지 않는 거죠."
결국 대학 상권의 붕괴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됩니다. 학생 수와 소비량의 감소는 점포의 폐업으로 이어지고, 폐업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줄어듭니다.
이는 주변에 있는 점포의 매출까지 영향을 미치죠. 이때 추가 폐업이 이어지면 상권의 이미지는 악화되고, 신규 창업이 줄어들면서 공실은 다시 늘어납니다.
말그대로 공실이 공실을 낳는 악순환이죠.
[박동하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결국 활성화가 되려면은 2가지가 섞여야 돼요.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완전 특색 있는, 예를 들면 성수동같이 완전 정말 브랜뉴한 걸 달리거나 아니면은 임대료가 저렴해져야죠."
앞으로 살아남는 대학가 상권은 학생만을 기다리는 상권이 아닐 것입니다.
지역주민과 직장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는 복합 목적지형 상권으로 변화할 수 있을 때, 텅 빈 골목에도 다시 활기가 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
청년이 만들고 청년이 떠난 공간.
그 흔적 위에서, 대학가는 지금 새로운 답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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