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줄 세우기 현실에 갇힌 후마... “스스로 찾아가는 교육이 맞나" | 후마니타스칼리지 특집기획 ②
후마니타스칼리지 특집기획
① "후마 이러다 '자연도태'될 판"... 흔들리는 교양교육
② 줄 세우기 현실에 갇힌 후마, 스스로 찾아가는 교육이 맞나
③ 후마 15년,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야 할 시점
[보도] 줄 세우기 현실에 갇힌 후마... "스스로 찾아가는 교육이 맞나" | 후마니타스칼리지 특집기획 ②
교양과목의 평가 방식을 개선하자는 논의가 양 캠퍼스 후마니타스칼리지 입장 차이로 무산된 지 1년이 넘어가는 가운데, 평가 방식조차 바꾸지 못하는 현실이 교육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심명준 기자 | shim030129@khu.ac.kr
진행 이소울 / 편집 심명준
[기사 전문]
교양과목의 평가 방식을 개선하자는 논의가 양 캠퍼스 후마니타스칼리지 입장 차이로 무산된 지 1년이 넘어가는 가운데, 평가 방식조차 바꾸지 못하는 현실이 교육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지금 후마는 ‘인간의 가치 탐색’과 ‘빅뱅에서 문명까지’, 그리고 배분이수 과목에서 A학점 비율을 45% 안으로 제한하는 상대평가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후마 수업 대부분이 ‘줄 세우기’와는 거리가 멀다는 데 있습니다. 한 교수는 ‘합창의 재발견’이라는 수업을 예로 들었습니다.
결과보다는 화음을 맞춰가는 과정이 중요한 수업도 A 비율을 45% 안에 억지로 끼워 넣으려면 결국 본질과 무관한 기준을 새로 만들어 점수를 매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성적을 후하게 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후마의 가치와 맞지 않는 평가 방식이 곳곳에서 충돌을 일으키면서 일부 학생들에게는 피로감까지 주고 있습니다.
[선수혁 / 식공 24]
"인간의 가치 탐색이라는 과목을 공부할 때 책을 읽으면서 수업할 땐 인간의 가치를 탐색한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시험을 준비할 땐 글자만 외우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진해 부학장은 “상대평가는 누군가를 선발해야 할 때 필요한 것”이라면서 “이미 입시를 통해 선발된 대학생을 중·고등학생처럼 줄을 세우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한계를 벗어나자는 논의는 2017년부터 나왔습니다. 당시 후마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세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그중 하나가 평가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었습니다.
절대평가나 패논패와 같은 방식이 거론되며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자는 의견들이 오갔지만 세 가지 과제 중에서 유일하게 손도 대지 못한 채 논의가 끝났습니다.
이후 재작년에 서울캠 후마가 절대평가 도입을 주장하면서 다시 논의가 시작됐지만 국제캠 후마가 수많은 강의에 같은 기준을 두기 어렵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또 아무런 진전 없이 끝났습니다.
서울캠 후마 정복철 학장은 “코로나19 시기에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면서 “절대평가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국제캠 후마 이준태 학장은 “평가 방식을 개선할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열심히 한 학생을 구별하지 않는 것도 역차별이므로 ‘역량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캠퍼스가 간 입장이 팽팽하게 갈린 사이, 정작 ‘왜 평가 방식을 바꿔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점점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지적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한 교수는 “학생들의 성적이 대체로 45% 부근에 몰려 사소한 점수 차로 학점이 갈린다”면서 상대평가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최근 교육혁신사업단을 중심으로 필수 교양에 대해 평가 방식을 바꾸자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상당수 과목이 절대평가인 상황이라 실질적 변화가 될지, 또 갈등을 풀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평가는 단순히 점수만 매기는 절차가 아니라,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스스로 찾아가는 교육을 지향해온 후마의 가치가 현실과 부딪히는 상황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됩니다.
‘줄 세우기’가 아닌 ‘배움’에 맞는 평가가 무엇인지, 이제는 근본부터 다시 묻고 답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후마의 미래를 짚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경희대학교 방송국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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