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후마 이러다 '자연도태'될 판"... 흔들리는 교양교육 | 후마니타스칼리지 특집기획 ①
후마니타스칼리지 특집기획
① "후마 이러다 '자연도태'될 판"... 흔들리는 교양교육
② 양 캠퍼스 입장 차이로 무산된 교양과목 절대평가 전환
③ 후마 15년,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야 할 시점
[보도] "후마 이러다 '자연도태'될 판"... 흔들리는 교양교육 | 후마니타스칼리지 특집기획 ①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자연도태’ 위기에 놓였습니다.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내부 혁신마저 멈춰 서면서 후마만의 고유한 색채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명준 기자 | shim030129@khu.ac.kr
진행 이소울 / 편집 심명준
[기사 전문]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자연도태’ 위기에 놓였습니다.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내부 혁신마저 멈춰 서면서 후마만의 고유한 색채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후마는 구조적으로 예산을 대학 본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소속 학생이 없어 등록금 수입의 일부를 가져가는 자율예산제 대상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2011년 출범할 당시에는 탄탄대로를 걸었습니다. 마침, 교육부가 ‘ACE 사업’으로 교양교육을 강조하던 시기와 맞물려 풍성한 지원 속에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패러다임이 달라지며 교육부 지원사업의 무게 중심은 다른 곳으로 옮겨갔고, 계속된 등록금 동결로 본부의 지원마저 줄면서 후마를 떠받치던 기둥이 하나둘씩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고봉준 교양교육연구소장은 “그때와 비교했을 때 프로그램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금과는 여건이 많이 달랐다”고 밝혔습니다.
설립 초기 교수나 강사할 것 없이 함께 ‘으쌰으쌰’ 하던 생동감도 잃었습니다. 후마의 한 교수는 “직군마다 흩어져 대화도 많이 단절된 상태”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후마 교수들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교수 충원’을 꼽습니다. 퇴직한 교원의 빈자리조차 채우지 못할 만큼 TO가 배정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교육부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후마의 전임교원 강의 비율은 해가 갈수록 줄어 지난해 2학기에는 30%대로 추락했습니다. 전임교원이 떠난 자리를 강사로 채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울캠 후마 정복철 학장은 “4명의 교원을 신청했지만, 철학과와 묶여 1명 배정된 것이 전부”라며 “교원 임용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김진해 부학장도 “지금 후마에 계신 교원 대부분이 설립 초기에 임용된 분들”이라며 “새로운 분이 들어와야 시대 변화에 맞춘 교육 혁신이 가능한데 그 부분이 더딘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강사가 수업의 질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니지만 신분이 불안정하다 보니 장기적인 교육 발전에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교무팀은 “각 단과대학에서 제출한 인력수급 계획과 초빙 분야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TO를 배정한다”면서 “모든 단위에 대하여 같은 기준으로 심의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부족한 지원은 학생들의 많이 지적하는 ‘교수진 간의 수업 편차’ 문제의 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필수 교양은 교수진이 정기적인 협의나 조율로 편차를 줄여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세계와 시민을 강의하는 한 교수는 “편차를 잡으려면 세미나 같은 것을 열어야 하는데 그럴 예산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런 것들이 쌓여 소통 단절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아시아 10대 교양대학으로 선정됐던 후마는 ‘학문과 평화’를 말하는 경희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교양교육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이 우리 대학의 정신도 희미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 학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발전 없이 ‘자연도태’ 될 것이라며, ‘문화세계의 창조’라는 교시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양 캠퍼스 후마의 견해 차이로 무산된 교양과목 절대평가 전환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경희대학교 방송국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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