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공계 경쟁력의 빈틈 인력과 공간 인프라 부족 대학, 공대분관·대학원 지원·계약학과로 해법 모색
# 반도체와 AI 등 첨단산업과 이공계열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대학 간 인프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학교는 연구 역량을 뒷받침하는 환경 지표에서는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신문은 이공계열의 인프라 부족 현황을 살펴봤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인 타임즈 고등교육이 지난 4월 발표한 ‘2026 THE 대학 아시아순위’ 지표에 따르면 우리학교는 종합 62.5점으로 42위를 기록했다. 특히 연구의 영향력과 우수성을 평가하는 ‘연구 품질’ 부문에서는 81.4점을 받았다.
이는 우리학교보다 종합순위가 높은 국내 6개 대학의 평균인 84.3점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국제캠 이은열 학무부총장은 “우리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첨단분야가 존재해 고품질의 융합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반면 연구 역량을 뒷받침하는 환경 지표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우리학교는 교원당 학생 수 등을 평가하는 ‘교육 환경’과 논문 수·연구비 등을 반영하는 ‘연구 환경’ 지표에서 평균 48.3점을 기록했다. 이는 수도권 상위 대학 ▲서울대 77.0점 ▲연세대 63.3점 ▲고려대 58.1점 ▲성균관대 63.9점 ▲한양대 51.4점보다 낮은 수치다. 높은 연구 품질에 비해 이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교육·연구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의미다.
낮은 대학원 진학률
인적 자원 부족
우리학교 이공계열 인프라의 가장 큰 문제는 연구를 수행할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우수한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기 위해서는 교수뿐 아니라 연구실에서 실질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원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대학원 진학률이 경쟁 대학에 비해 낮아 연구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원 교육지원팀에서 제공한 2025년 공시 자료에 따르면 우리학교 졸업생의 대학원 진학률은 12%다. 이는 대학알리미 공시 기준 ▲서울대 31.0% ▲고려대 21.7% ▲연세대 21.8% ▲서강대 16.6% ▲성균관대 17.8%에 비해 저조한 수치다.
산학협력단 홍인기 단장은 “연구원이 확충돼 논문 수가 늘어나야 대형 연구과제를 수주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며 “현재는 인적 인프라 기반 자체가 부족해 연구비 확보와 연구 환경 개선이 함께 어려워지는 악순환 구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우리학교는 연구 인력 확대를 위해 학·석·박사 통합과정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원 교육지원팀 최문선 팀장은 “과정이 도입될 경우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라며 “학부에서 석·박사과정까지 연계해 보다 유연하게 석박사 선택이 가능하며 이수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무부총장은 “첨단과학인재 육성을 위해 현재 우수연구 및 자교 대학원생에 대한 지원금의 규모도 확대하려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장비만으로 꽉 차는 연구실
학생 수용 어려운 상황
인적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늘어나는 연구자와 학생을 수용할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연구인력 확대에 앞서 이공계열 연구실 공간부족 문제부터 심각한 상황이다.
학부연구생 A씨는 “아직 연구실에 책상조차 없어 자택에서 원격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실을 운영하는 교수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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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실험장비만으로도 연구실 공간이 부족한 현실이다. (사진=원희재 기자)
신소재공학과 최석원(유기재료공학) 교수는 “실험장비가 차지하는 공간만으로도 연구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학생을 더 받고 싶어도 공간 문제 때문에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공대 분관과 미래과학관 설립으로 공간 확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대분관의 경우 오는 12일부터 공사가 진행된다. 또한 미래과학관은 오는 20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돼 설립 계획과 일정이 논의될 예정이다.
새롭게 확보되는 공대분관과 미래과학관의 공간 활용 방식은 공간관리위원회와 공대 AI위원회 주도하에 이루어진다. 임재혁(기계공학) AI 위원장은 “현재 이공계열 인프라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연구실 좌석과 공동 프로젝트 공간”이라며 “공동 공간에 대한 운영체계 또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인프라가 곧 경쟁력”
학부생 유치에도 영향
문제는 열악한 인프라가 현재의 연구환경을 넘어 우수 학부생을 유치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8학년도 입시부터 선택과목이 폐지되면서 수험생의 과목 선택에 따른 계열 간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상위권 학생들이 대학과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폭도 이전보다 넓어질 전망이다. 한정된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학생들에게는 교육·연구환경의 차이가 대학을 결정하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
종로학원 임성호 원장은 “입시제도가 공통과목으로 바뀌면서 선택할 수 있는 분야의 폭이 넓어진 상위권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대학 간의 경쟁이 심화될 예정”이라며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이공계 쏠림 현상을 고려했을 때 인프라가 곧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대기업 계약학과의 부재 또한 우수인재 유치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려대학교, 성균관대학교와 연세대학교는 반도체 및 첨단분야 계약학과를 통해 첨단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공학과 윤주영(전자공학) 교수는 “최근 반도체 계약학과는 장학금, 취업 연계 등의 매우 명확한 혜택을 제시하기 때문에 우수 학부생을 유치하는 데 강력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원장 또한 “아직도 기업연계형 계약학과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이공계 인재 유치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학교도 계약학과를 포함한 기업 연계 확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 학무부총장은 “반도체와 AI 등 첨단 분야에 대한 계약학과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며 “첨단분야 기업들과 산학협력 교육과정을 통해 내년 계약학과 도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단장 또한 “우리학교 주변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의 대기업과 가까이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주변기업과의 산학협력을 유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공계 인프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수한 연구 성과에 걸맞은 인력과 공간 인프라 개선이 핵심과제다. 이 학무부총장은 “공간 인프라 확보와 더불어 우리학교 연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공간 활용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급변하는 첨단분야 변화에 발맞춰 2년 단위로 이공계 교원 확보 기조계획과 연구인력 확보를 위한 여러 지원제도를 그려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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