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국-인도청년, 글로벌 현안 고민하며 머리 맞대다
▲지난달 2일 열린 ‘UNESCO MGIEP Youth Fellowship Program’ 개회식 현장 (사진=김재희 기자)
우리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후마)와 유네스코 마하트마 간디 지속가능발전 및 평화교육연구소(UNESCO MGIEP)가 공동으로 ‘UNESCO MGIEP Youth Fellowship Program’을 개최했다. 인도 청년 15명과 우리학교 학생들은 지난달 2일부터 11일까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주제로 강의와 현장학습,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했다.
한·인 청년 모여 글로벌 현안 고민
“세계시민 실천 계기 되길”
우리학교 학생들과 인도 청년들은 청운관 지하 1층에서 열린 개회식 자리에서 처음 인사를 나눴다. 인도 청년 15명의 전공은 공학, 사회과학, 인문학, 교육학 등으로 다양했다. 문학을 전공한 뒤 인문학 융합 석사과정을 이수한 안웨샤 마줌다르(Anwesha Mazumdar) 씨는 디지털 인문학을 활용해 각국 청년의 미디어 재현을 연구하고 있다. 참가 계기를 묻자 “최근 국제정세가 혼란스러운 만큼 이번 펠로우십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청년들이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희망적인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아파르나 티와리(Aparna Tiwari)씨는 인도 국가인권위원회(NHRC)와 시민사회단체(NGO) 등에서 인권과 국제협력 분야의 실무를 수행해 왔다고 했다. 타와리 씨도 “평화는 단순히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기본적인 권리와 존엄, 모두가 원하는 삶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가 보여준 회복탄력성과 시민들의 헌신을 직접 배우고 싶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후마는 양국 청년들이 인문·과학·예술을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에서 글로벌 현안을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후마 정복철 학장은 “후마는 세계평화와 지속가능성, 세계시민성을 주제로 한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며 “후마와 유네스코 MGIEP가 지향하는 가치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MGIEP의 소장 오비지오포어 아기남(Obijiofor Aginam)은 “교육은 21세기의 다양한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청년들의 회복탄력성과 리더십을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단순한 국제교류를 넘어 청년들이 세계시민으로서 협력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 기간동안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사진=후마니타스칼리지 제공)
DMZ, 쪽방촌, 안산 산업단지 등
한국 사회 다양한 현장을 접하다
프로그램 2일 차, 참가자들은 주한 인도대사관을 방문해 인도대사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인도대사 고랑랄 다스(Gourangalal Das)는 한 세대 만에 빠른 발전을 이뤄낸 한국의 원동력을 ‘교육’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전쟁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국 사회는 교육을 향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며 “교육과 사람에 대한 투자가 오늘날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인도 청년이 한국에서 무엇을 배우고 돌아가야 하는지를 묻자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무작정 따라 하거나 그대로 복사해서는 안 된다”며 “다양한 해법을 접한 뒤 인도에 필요한 방식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각자에게 와닿고 자신의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한 가지를 발견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 기간동안 도시빈곤과 인권, 디지털 민주주의와 사회혁신, 평화와 생태, 이주와 노동 등을 주제로 한 강의와 함께 DMZ 도라산전망대, 서울 동자동 쪽방촌, 안산 산업단지와 4·16 기억교실 등을 방문하며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프로그램을 총괄한 후마 실천교육센터 권순대 센터장은 이번 프로그램의 목표를 ‘질문을 만들 수 있는 연수생’을 길러내는 것이라 설명했다. 권 센터장은 서울 동자동 쪽방촌과 인도의 대표적 빈민가 다라비를 예로 들며 “한국의 사례를 단순히 배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연수생이 동자동에서 한국이 아닌 자신이 떠나온 인도의 빈곤을 다시 떠올렸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이 의도한 바”라며 “중요한 것은 답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이 인도 노래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오채원 기자)
열흘간의 여정은 지난달 11일 열린 클로징 행사로 마무리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팀별 공연과 인도 노래 무대를 선보였다. 전원이 함께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페인팅 이벤트를 진행하며 열흘간의 시간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오프닝·클로징 프로그램을 기획한 후마 임혜숙 강사는 이번 프로그램을 ‘몸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는 굿거리장단에 맞춰 자기소개를 진행했을 당시 한 인도 참가자가 “인도에도 비슷한 장단이 있다”고 말했던 순간을 꼽았다. 이를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인간의 감정은 결국 닮아 있음을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임 강사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이곳에서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배운 것을 실천으로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양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
새로운 실천으로 이어질 출발점
프로그램은 한국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됐다. 참가자이자 스태프로 활동한 김서형(철학 2025) 씨는 “리더십을 한 사람의 역할이 아니라 공동체와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과정으로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통역과 물자 관리 등을 맡은 박종우(경영학 2024) 씨는 인도 학생들과 몰래 편의점에 가 과자를 사먹던 순간을 언급하며 “인도를 막연히 이질적인 나라로 생각했지만 함께 생활하며 다른 부분도 있지만, 통하는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인도 참가자들에게도 한국에서의 경험은 오래 기억될 시간으로 남았다. P.A. Sangma Model Degree College의 조교수 그릭실치 치 상마(Griksilchi Ch Sangma) 씨는 “안산에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공존하도록 돕는 지원 체계와 4·16 기억교실에서 마주한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프라니타 풀라마라주(Pranitha Pullamaraju)씨는 DMZ 방문과 성수동에서 경험한 시민 중심의 공공 인프라를 기억에 남는 일정으로 꼽으며 “정책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이 아닌,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상향식 접근을 배웠고 귀국 후에도 이를 나의 활동에 적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DMZ의 ‘두 자매’ 동상을 언급하며 “일제강점기와 전쟁 속 여성들의 고난이 새겨진 한쪽과, 통일이 이뤄지는 날 채워질 빈 석판으로 남은 다른 한쪽을 보며 화해와 통일에 대한 희망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열흘 간 이어진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서로 다른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는 경험을 넘어 자신의 사회를 다시 바라보는 질문을 남겼다. DMZ에서, 동자동에서, 안산의 기억교실에서 서로 다른 언어로 같은 감정을 공유했던 시간은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실천으로 이어질 출발점이 됐다.
김재희 기자 jaylove0413@khu.ac.kr
오채원 기자 chaewonnida@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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