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에서의 환호 뒤에는 선수들의 혹독한 훈련,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신문은 체육부 선수들을 만나 그 목소리를 담는다. 성적과 기록뿐만 아니라 종목을 향한 열정과 선수로서의 일상, 그리고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나눈다. 열세 번째 주인공으로 야구부 외야수 오승빈(스포츠지도학 2023) 선수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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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를 그만두고 입대할 생각까지 했던 오 선수는 편입으로 우리학교 야구부에 입단해 활약 중이다. (사진=유진우 기자)
지원 대학 모두 탈락
입대 결심했지만 다시 야구장으로
야구부 외야수 오승빈 선수에게는 남다른 이력이 있다. 우리학교 최초의 야구부 편입생라는 점이다. 인서울권 대학은 상위권 선수들에게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신입학 외 편입을 받지 않는 분위기였다. 우리신문은 그 첫 시작을 알린 오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초등학교 4학년, 오 선수가 야구와 만난 나이였다. 친구를 따라 체험해 본 야구부에서 그는 공이 방망이에 맞는 타격감에 매료됐다. 이후 야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 선수에게 야구는 단순 재미가 아닌 인생으로 자리잡았다.
야구가 아무리 좋아도 대학 입학은 다른 문제였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타율 0.364를 기록하며 ‘인서울 대학은 무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다음해 하반기부터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는 “여름이 지난 뒤 힘도 떨어지고 지쳐있는 나를 발견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락세인 성적과 슬럼프로 결국 그는 지원한 모든 대학에 떨어졌다. 오 선수는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임을 자각했다”고 털어놨다.
회의감과 좌절이 몰아친 오 선수는 야구를 그만두기로 하고 군 입대를 결심했다. 그때 “한번 시작했으면 대학까지 가는 게 맞다”며 부모님께서 그를 막아섰다. 고민하던 오 선수는 결국 바로 입학이 가능한 동원대에 등록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동원대에서 2023년 U-리그 타율 0.250을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U-리그 타율 0.167, OPS 0.377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그는 “야구에 회의감이 드니까 열심히 할 생각도 안 들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낯설었던 공부였지만
우리학교 편입 성공
새로운 도전은 2024년도 8월에 시작됐다. 우리학교 야구부가 2025년도 편입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전례 없던 우리학교의 야구부 편입 T.O였다. 합격을 위해 공인영어성적과 영어 필답고사를 준비해야 했던 오 선수는 2년 전 이루지 못한 꿈을 상기하며 영어 학원을 등록했다. 이어 반 년간 낯선 공부와 사투를 벌였다. 오 선수는 “앉아 있는 법, 공부하는 법을 배우면서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도 가지게 됐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그 과정을 견디다 보니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태도 또한 익힐 수 있었다”며 이 시기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꼽았다.
편입 준비와 병행한 초등학교 야구부 코치 아르바이트는 마음을 다잡는 데에 도움이 됐다. 그는 “어린 친구들을 가르치면서 깨달음을 많이 얻었다”며 “아이들의 미숙한 경기력을 지켜보며 나의 취약점을 하나하나 뜯어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에너지는 어린 시절 나의 순수한 열정과 닮아있었다”고 덧붙였다. 2년 재수까지 염두했던 그는 우리학교 한 곳에만 지원했다. 공부와 아르바이트에 모두 열심히 임했던 지난날을 보상받듯 결과는 합격이었다. 이로써 2025년 그는 23학번으로 최초 야구부 편입생으로 우리학교에 입학했다.
최태원 감독의 제안으로 포지션 변경
도약하는 시즌이 될 올해
오 선수는 편입 후 첫 출전이었던 지난해 4월 건국대와의 경기를 떠올렸다. “긴장하지 않는 편인데 너무 떨렸다”며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무거운 마음으로 선 경기장이었지만 그는 걱정이 무색하도록 실수 하나 없는 플레이를 해냈다.
6-4로 승리까지 따낸 첫 출전은 오 선수에게 큰 여운을 남기기 충분했다. 2025년 U-리그 야구부 9경기 중 3경기에만 출전했던 그는 1년간 실전 감각을 올려 올해 전경기에 출전했다. 오 선수의 땀은 0.300의 높은 타율, 0.364의 준수한 출루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적 향상의 배경엔 최태원 감독이 있었다. 10년을 내야수로만 뛰던 오 선수에게 외야수를 제안한 것이다. 오 선수는 “부상 공백을 내게 맡기는 것이 인정으로 느껴졌다”며 “기쁜 마음으로 해보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 선수는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내향적인 성격 탓에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을 걱정했던 그는 “큰 압박감과 더불어 나 혼자 다른 곳에 있는 듯 한 이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동료들이 내민 손이 더 소중했다. 먼저 말을 건네준 것도, 타 체육부 친구들을 소개해 준 것도 이들이었다. 현재 4학년인 오 선수의 목표는 우리학교 야구부의 끝없는 성장이다. “간절히 원하던 필드의 일원으로 팀을 향한 사랑이 크다”고 고백했다. 이어 “U-리그 왕중왕전도 나가보고, 전국대회 본선도 올라가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열한 살의 그가 타격한 공은 십대를 지나 또 다른 챕터의 공기를 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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