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입신고와 신청 시기 등 제도적 문턱으로 고시원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월세지원 정책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김가빈 기자)
“현재 정책은 한 곳에 오래 자취하는 청년들에게만 중점이 맞춰져 있어 짧은 기간 지내는 고시원생들에게는 지원이 부족한 것 같다” 올해부터 고시원 생활을 시작한 A씨는 청년월세 지원정책이 고시원생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월세 지원정책 확대에도
제도 인식 부족으로 지원 못 받아
고시원생 수혜율 1.4%에 그쳐
최근 청년층을 대상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월세 지원정책은 확대되고 있지만 고시원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은 여전히 제도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회기동 한 고시원에서 생활 중인 송지현(미디어학 2025) 씨는 금전적인 이유로 고시원을 선택했다. 송 씨는 “본가도 지방에 있고 자취방 월세도 너무 비싸 고시원을 택했다”며 “월세 지원사업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청년월세 지원사업은 만 19~34세 청년 중 부모와 따로 사는 무주택자(소득 및 재산요건 충족, 서울시 소득요건 가구당 기준 중위소득 48% 초과~150% 이하)에게 최대 24개월 동안 월 최대 20만 원의 월세를 지원하는 제도다. 다만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전입신고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고시원에 거주 중인 학생들은 대부분 전입신고에 대한 정보를 인지하지 못했다. 실제로 송 씨가 거주 중인 고시원 방은 전입신고가 돼 있지 않아 지원사업 신청이 불가한 상태였다. 이에 송 씨는 “처음 계약할 때 전입신고에 대한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고시원 거주 청년이 주거취약계층의 상당수를 차지함에도 실제 월세 지원 수혜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된 20대 주거취약계층의 79.5%는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었다. 반면 ‘2025 서울시 청년월세 지원 주거 현황’에서는 전체 수혜자 중 고시원 거주자의 비율이 1.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취약계층 중 일부만 복지 혜택을 누린 것이다.
전입신고 문제
신청과 수혜 시기 괴리도
제도 앞에 선 현실의 벽
현재 청년월세 지원제도는 고시원 거주 청년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전입신고 문제는 고시원생이 복지 제도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면 대항력이 발생한다. 이 경우 주인이 집을 팔더라도 새 집주인은 기존 세입자를 함부로 내보내기 어렵고, 보증금 반환 책임도 함께 떠안을 수 있다. 또한 은행 대출 시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임대인 측에서는 전입신고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전입신고가 되지 않은 매물은 비주택으로 분류돼 정부지원사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고시원 생활을 했던 이정찬(건축학 2025) 씨는 전입신고를 하려 했지만 고시원 건물주에게 전입신고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씨는 “고시원에 들어갈 때 전입신고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살게 됐다”고 말했다.
황규석 한국고시원협회 협회장은 “건물주 입장에서 전입신고 이후 은행 대출 및 매매가 제한되는 것이 두려워 전입신고를 안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전입신고가 가능한 곳과 불가능한 곳이 나뉘면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청년도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지원제도 신청과 지원금이 지급되는 시기 사이의 공백이 큰 점 역시 한계로 꼽힌다. 정부의 청년월세 지원사업은 3월 30일부터 5월 29일까지 신청을 받은 뒤 9월 14일 선정자를 발표한다. 선정자는 5월분부터 소급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선정 전까지 월세는 학생이 부담해야 한다. A 씨는 “현재 정책은 짧게 거주하고 유동성이 강한 고시원 거주생들이 지원을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약 2년 전 6개월간 고시원에서 생활했던 임경준(사회학 2024) 씨는 “군입대를 앞두고 단기간 거주가 가능한 공간을 찾다 보니 고시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에는 정부정책까지 따져볼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제도 사각지대 해소
공공임대와 맞춤 지원 관건
청년월세 지원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공임대 확대와 청년월세 지원제도의 보완이 꼽힌다. 김중백(사회학) 교수는 “현금지원성 정책은 거주비용이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될 수 있어 저렴한 빌라나 공동주택을 매입하여 공공임대를 확대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황 협회장 또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공공임대 확대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늘리는 것”이라며 “정책의 세분화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 처한 학생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보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3월부터 고시원 생활을 하고 있는 B씨는 “지원정책을 찾아봐도 기간이나 조건이 까다로워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가빈 기자 woo289504@khu.ac.kr
원희재 기자 whj6470@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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