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혐오가 밈이 된 사회 | [밈의 확성기 효과]
혐오가 밈이 된 사회 | [밈의 확성기 효과]
밈은 오늘날 SNS에서 누구나 쉽게 소비하고 공유하는 대표적인 문화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특정 집단을 향한 비하와 혐오가 유머의 형태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런 밈은 우리를 혐오에 점점 익숙해지게 만들고, 혐오를 더 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데요. 이제는 밈을 단순한 웃음으로 넘기기보다, 그 이면에 담긴 의미를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기획 신희재 | tlsgmlwo58@khu.ac.kr
편집 신희재 / 진행 김다희 / 출연 홍지원 서명준 교수님 이영순 교수님 / 구성 VOU
[영상 전문]
누구나 공유하고 즐기는 짧은 영상이나 사진.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이런 문화 요소를 밈이라고 부릅니다.
SNS에서 우리는 밈을 일상적으로 즐기면서,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죠.
그런데 우리가 무심코 소비하고 즐기는 이 밈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웃어넘겨도 괜찮을까요?
‘유머’라는 가면을 쓴 채 우리 곁에 스며든 어떤 밈들은, 누군가를 향한 날 선 공격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온라인 세상에 존재하는 혐오의 목소리가 '밈'이라는 확성기를 통해 우리 일상에 퍼지고 있습니다.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극 콘셉트의 영상입니다. 언뜻 보면 가벼운 콘텐츠처럼 보이지만, 그 속엔 공격이 숨어 있습니다.
노골적인 혐오 표현이 아니더라도, '요즘 애들은 이렇다', '특정 성별은 이렇다'며 우리 사이를 갈라놓고 있죠.
문제는 이런 밈에서 재현하는 대상이 잘못 특정되고 있다는 겁니다. 일부 개인의 행동이 마치 그 집단 전체의 특징인 것 마냥 일반화하고 있죠. 특정 부류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조롱하는 밈은 '유머'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퍼져 나갑니다.
[서명준/후마니타스칼리지]
“SNS 밈이 알고리즘과 결합하면서 계속해서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말이에요. 사람들이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고, 밈 자체가 갖고 있는 그 폭발력에 휩싸여서 의식적인 동조가 일어난다는 말이죠.”
후마니타스칼리지 김연철 교수는 대학생들을 포함한 “영 어덜트(young adult) 집단은 본격적인 사회생활의 경험이 없어서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자극적인 콘텐츠에 대한 제대로 된 필터링은 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평소에는 혐오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표현들도 밈의 형식을 빌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짧고 강렬한 편집과 웃음을 유도하는 장치들이 혐오에 담긴 거부감을 없애주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는 밈으로 인해서 누군가를 더 쉽게 비하하고 혐오하게 됩니다.
[이영순/후마니타스칼리지]
“뭔가 심각한 주제여도 그게 짧게 ‘유머’라는 외피를 입어서 내보내게 되면, 이게 진짜 어느 정도의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우리가 인식하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그니까 가장 큰 부작용은 우리가 고민해야 할 여러 가지를 너무 재미로만 우리가 인식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우려라고 봅니다.”
인플루언서가 영상을 만들고 플랫폼이 이를 퍼뜨려도, 결국 그 밈을 완성하는 것은 소비자의 반응입니다. 유머로 둔갑한 혐오 표현을 받아들이고, 즐거워하고, 공유하면서 밈은 더욱 확산되기 때문이죠.
결국, 시청자의 무비판적인 수용이 우리 사회에서 계속해서 생겨나는 혐오 표현을 만드는 겁니다.
[서명준/후마니타스칼리지]
“가공되지 않은 현실을 먼저 봐야돼. 즉각적으로 SNS 밈을 만들 것이 아니라 먼저 제대로 fact와 truth, 사실과 진실성을 검증해봐야 합니다.”
평소에는 별 생각 없던 것들이 밈의 형식을 빌려 우리 일상에 퍼졌습니다. 유머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 콘텐츠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혐오를 더 가깝고 친숙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혐오가 유행이 되는 것을 막는 힘은 소비자인 우리에게 있습니다.
밈이 주는 가벼운 즐거움보다 타인에 대한 존중을 먼저 생각할 때, 온라인 공간은 비난이 아닌 건강한 대화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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