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새학기 캠퍼스 리포트 | [선후배 밥약 문화]
새학기 캠퍼스 리포트 | [선후배 밥약 문화]
밥약은 여전히 대학 안에서 선후배가 처음 가까워지는 만남의 방식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밥약은 다소 형식화된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는 대학생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이 이전과 달라진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제는 정해진 방식보다, 서로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기획 나하린 | harin0518@khu.ac.kr
편집 나하린 / 진행 김다희 / 출연 안혜원 이재원 송민서 / 구성 VOU
[영상 전문]
새 학기가 시작되면 대학가에서는 흔히 ‘밥약’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밥약은 ‘밥 약속’의 줄임말인데요, 같은 학과 선후배가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이 문화는 오랫동안 대학 안에서 이어져 온 만남의 방식입니다.
하지만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는 밥약이 친해지기 위한 자리라기보다 신입생이라면 한 번쯤 거쳐야 하는 절차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원 / 경희대 유생공 25]
“아무래도 처음 만난 선배님들한테 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냥 단순히 밥약을 거는 게 좀 부담스럽고 죄송한 느낌? 딱 그 상황에만 만나고 그 이후에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송민서 / 숭실대 언론홍보 23]
“솔직히 후배가 먼저 밥약 걸어주면 고맙기는 한데 아무래도 밥약이 그렇게 친해지는지도 잘 모르겠고 선배가 무조건 밥을 사야 한다는 점에서 비용적인 부담도 있는 것 같아요.“
[안혜원 / 고려대 교육 23]
“학교 생활만 얘기하다보면 비즈니스 쪽으로 가는 것 같아서 좀 어렵기도 하고 학교 생활에 특히 도움이 되는 점들을 얘기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어떤 얘기를 해야 할지 전날 미리 생각하는 것처럼 좀 부담감을 느낀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학생들은 약속 그 자체보다 식사 자리에 보이지 않는 규칙이 더 부담스럽다고 말하는데요. 선배는 식사 비용을 내야한다는 부담이나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을 느끼고, 후배는 어떤 태도로 대화를 이어가야 할지 조심스러워 하는 겁니다.
이처럼 정해진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은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지기보다 형식적인 인사에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교육대학원 조영하 교수는 밥약이 선배와 후배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암묵적인 규범으로 작동해 왔다고 설명합니다. 후배가 먼저 식사를 요청하고 선배가 이에 마땅히 응해야 하는 관행이 오랜 시간 이어지면서 하나의 대학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겁니다.
우리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이와 같은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
설문조사 응답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밥약을 해도 친해지기 어렵다’는 인식이었습니다. 약속을 정하는게 번거롭다거나 식사 비용이 부담되는 것보다 밥약 자체가 관계 형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이 더 크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인식이 생긴 건 오늘날 대학생들이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이 달라진 데에 있습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박정연 교수는 오늘날 대학생들이 선후배 관계에서도 심리적 편안함과 상호 존중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선후배 관계는 예전보다 더 선택적이고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겁니다.
이는 선후배 사이가 멀어졌다기보다,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밥약 역시 기존의 관행이나 암묵적인 규칙에 기대기보다 서로가 편안하게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달라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서로를 존중하며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자리가 될 때, 밥약의 의미가 비로소 되살아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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