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자치회비는 공개 의무 없어"... 단과대학별 재정 공개 기준 제각각
"자치회비는 공개 의무 없어"... 단과대학별 재정 공개 기준 제각각
학생회가 쓰는 돈, 어디에 썼는지 공개하는 기준이 단위마다 제각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공개 범위와 방식이 통일되지 않아 사실상 뒤죽박죽인 상황입니다.
심명준 기자 | shim030129@khu.ac.kr
진행 김다희 / 편집 심명준
[기사 전문]
학생회가 쓰는 돈, 어디에 썼는지 공개하는 기준이 단위마다 제각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공개 범위와 방식이 통일되지 않아 사실상 뒤죽박죽인 상황입니다.
어떤 곳은 문서로 세부 내역까지 자세히 공개하는 반면, 아예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단과대학도 있습니다. 또 일부는 여러 거래 내역을 묶어 간략히만 공개하기도 합니다.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는 크게 두 가지 재원으로 운영됩니다.
하나는 주로 신입생들이 단과대학 학생회에 내는 ‘학생회비’, 다른 하나는 등록금과 함께 걷는 ‘자치회비’입니다. 학생회비는 단과대학 학생회가 일괄 걷은 뒤 각 학과에 배분합니다.
대체로 단과대학 확대 운영위원회에서 결산안을 의결한 후 사용 내역을 공개합니다. 자치회비는 총학생회칙에 정해진 비율에 따라 절반 정도는 총학생회가, 나머지는 단과대학이 가져갑니다.
결산안은 전체 학생회 대표자가 모이는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에서 확정합니다. 대부분의 단과대학 학생회가 학생회비 사용 내역은 공개하는 데 반해 자치회비를 공개하는 곳은 공과대학 한 곳에 불과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공개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단과대학별 학생회칙에는 자치회비를 확운위에서 확정한다는 내용만 있을 뿐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습니다.
이 같은 문제는 재정운용세칙에 공개 방식과 범위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박병준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는 상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총학생회에서 내역 공개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자치회비와 학생회비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 투명성 높이고, 단위별 공개 방식을 일원화해 신뢰받는 학생사회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는 일은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결산보고는 단위에 상관없이 세칙에서 정한 양식을 따르고 있는 것처럼, 사용 내역 공개도 별도 양식을 제정해 관련 규정을 명문화하면 손쉽게 일원화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확운위와 단운위 심의 과정만으로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학과 학생회장 A씨는 “확운위에서는 자치회비 사용 내역에 문제가 있다 싶으면 바로 질의가 들어온다”며 “공개 여부와 상관 없이 투명하게 운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학생회비는 공개하면서 자치회비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공개를 전제로 한다면 투명성 향상은 물론, 재정 집행에 대한 책임감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학생회의 제휴 수익금과 감사 제도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경희대학교 방송국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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