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 과정에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원서 접수 대행기관인 ‘유웨이어플라이’ 사이트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모집 마감 10분 전 일부 수험생들이 수시 원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하고 수험생 시절 실시간 경쟁률을 확인하려 입학처 홈페이지를 새로고침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수시는 단순히 서류 몇 장을 제출하는 절차가 아니다. 고등학교 3년, N수를 더한 경우라면 그보다 긴 시간 동안 쌓아온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혹자는 “경쟁률은 숫자에 불과하며 중요한 것은 소신 있는 지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험생에게 경쟁률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당시 나는 매일 실시간 경쟁률을 확인하며 지원 학과를 바꿀지 고민했고, 숫자 하나에 마음이 흔들렸다. 소신을 지키라는 말이 응원이 될 때도 있었지만 때로는 불안을 감당하는 사람의 사정을 모르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올해는 그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9등급제가 적용되는 마지막 입시인 만큼 N수생 규모가 역대급으로 늘었다. 실제로 2027학년도 수능 응시자 중 졸업생 비중은 지난해 28.9%에서 올해 31.5%로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시 원서 접수 시스템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마감 전 10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학생 간 형평성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사태의 발단은 원서 접수 시스템이다. 수시는 매년 수십만 명의 수험생이 이용하는 대입의 핵심 절차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여태껏 원서 접수 시스템을 민간업체에 의존해왔고,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접수 기간을 연장하고 구제 절차를 마련했다.
지나간 혼란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수험생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공적 원서접수 체계 검토를 포함해 대입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수험생에게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는 것만으로 공정한 입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면, 국가가 져야 할 책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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