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총학생회 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며 양캠퍼스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단위 학생회가 빈틈없이 채워졌다. 그러나 이번 선거 과정을 돌아보면 선거가 후보자의 비전과 정책을 평가하는 과정이었다기보다 ‘투표율을 충족시키는 과정’에 가까웠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전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투표, 그리고 투표율 50% 도달 시까지 반복된 연장투표는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심지어 국제캠퍼스 총학생회칙 개정 투표는 세 차례 연장에도 불구하고 끝내 투표율을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이는 단지 이번 선거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매년 전국 대학 선거에서 반복되는 투표 연장과 무산은 학생 사회의 낮은 참여율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의 투표율 기준은 과연 현실에 부합하는가’라는 의문을 남긴다.
현재 우리학교의 학생회 선거와 회칙 개정 투표는 50% 이상의 투표율을 기준으로 성립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이 오늘날에도 적절하게 들어맞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6년 국제캠 제29대 총학생회장 선거 당시 투표율이 68.6%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당시에는 '과반수 이상'이라는 기준이 압박으로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학생 사회의 참여 양상은 그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 투표 방식은 비대면·온라인으로 전환되며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참여율은 오히려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변화한 현실과 달리 기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 자치 참여율이 확연히 낮아진 상황에서 과거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제도는 점점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최근 선거에서는 정해진 기간 내 투표율을 채우지 못해 연장이 반복되거나 중요한 의결 사안이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참여 부족의 문제를 넘어 현실과 맞지 않는 기준이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멈추게 하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낮은 투표율 자체를 이유로 의사결정을 무효화하는 현재의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제 학생 사회는 단순히 저조한 투표 참여를 독려만 하는 데서 나아가 투표율 기준 자체를 재검토할 시점에 놓여 있다. 일률적인 기준을 유지할 것인지, 현실을 반영해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기준을 달리 적용하거나 단계적 기준을 도입하는 방식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투표율은 학생 사회의 참여 수준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일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의사결정의 전제가 되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투표 연장과 무산을 더 이상 개개인의 참여 부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현실에 맞는 기준을 다시 묻는 일이다. 50%라는 문턱이 학생 자치를 지키는 기준인지, 아니면 가로막는 장벽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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