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3대 총동아리연합회(총동연) 회장단 선거 투표 구글폼 화면 캡처본. 유권자의 이름, 학번, 소속 동아리, 투표 결과를 한번에 수집해 비밀선거 원칙 훼손의 여지가 있다. (사진=A씨 제공)
【서울】 총동아리연합회(총동연) 회장단 선거가 별도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 없이 구글폼 설문 방식으로 진행된 가운데, 해당 방식이 비밀선거의 원칙을 위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선거는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진행됐으며, 유권자 145명 중 89명이 참여해 61.3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찬성 85명(95.5%), 반대 3명(3.4%), 기권 1명(1.1%)으로 집계되며 선거운동본부 ‘파란’의 김현준(관광학 2024) 정후보와 구지원(주거환경학 2025) 부후보가 당선됐다.
총동연 회칙 제69조 1항에 따르면 선거는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의 원칙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구글폼 투표는 응답과 개인정보가 함께 수집되는 구조로 운영돼 비밀선거 원칙에 명백히 위반된다.
투표는 총동연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배포한 링크를 통해 유권자가 구글폼에 접속해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이름·학번·소속 동아리 등 개인정보와 함께 찬반 여부를 동시에 입력하도록 구성돼 특정 유권자의 선택이 식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뿐만 아니라 구글폼 내 별도의 본인인증이나 중복 투표를 방지하기 위한 추가 절차 또한 마련되지 않았다. 특정 유권자의 학번 등 개인정보만 알고 있다면 검증을 거치지 않고도 충분히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전임 회장단인 제42대 총동연 회장단 선거의 경우 서울캠 학생회 총선거 기간에 함께 진행돼 유권자들은 전자투표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관련기사: 서울캠 학생회 선거 오늘부터 시작, 국제는 26일부터/2024.11.25.) 전자투표 방식은 기본적으로 지정된 투표 사이트로 접속해 본인 확인을 거쳐 투표가 이뤄지기에, 이번 구글폼 투표 방식에서 제기된 문제가 발생할 수 없다.
이기헌(생물학 2025) 총동연 선관위장은 “선거 플랫폼 선정은 예산 절감 차원 및 접근성 증대를 고려한 것”이라며 “제시된 문제들은 현실화되지 않도록 충분한 내부 논의를 통해 이미 조치됐다”고 밝혔으나 정확히 어떤 조치가 이루어졌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의 유권자들은 이번 투표 방식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모 중앙동아리 회장 A씨는 “구글폼 내에 이름과 학번을 인증하되 수집하지 않고 투표 결과만 확인하도록 할 수 있는 기능은 제공되지 않기에, 구글폼 개설 주체가 충분히 특정 유권자의 투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라며 “예산 절감을 이유로 선거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권자 B씨는 “투표 결과가 특정 후보 측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로 참여를 망설이는 분위기도 있었다”며 “회칙과 세칙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 선거 결과의 정당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거의 시행 시점 또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총동연 회칙 제70조 1항에 따르면 사유를 불문하고 회장단 선거가 무산되었을 경우에는 그 날로부터 2개월 이내에 선관위의 결정으로 재선거를 실시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지난해 11월 13일 총동연 회장단 및 봉사·전시창작·취미교양·학술분과장 선거 무산 이후 약 5개월 만에 치러졌다.
이 선관위장은 이에 관해 “지난 12월 회의에서 대표자의 불확실성과 선거인단 확정의 어려움, 방학 중 업무의 연속성의 문제 등으로 인해 선거 무산 2개월 후인 2026년 1월에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3월 중 선거 프로세스를 시작하기로 논의를 진행했고, 당시 이에 대한 이의제기가 없어 이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