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학기부터 교수와 학습자가 참고할 수 있는 <AI 활용 교육 가이드라인>이 배포된다. 가이드라인은 교수학습개발원이 개발한 것으로, 수업 현장에서 책임 있고 윤리적인 AI 활용 문화를 조성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다만 강제성이 없어 수업 현장에서의 실효성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우리학교는 ‘ChatGPT 가이드라인(2023년 8월)’을 제공했지만, 이 역시 ChatGPT 소개와 기초적인 윤리 수칙 제시에 머무르며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적용 범위를 인공지능 전반으로 확대했고, AI 활용 6대 기본원칙을 정하고 위험도 분류 체계와 대상별 상세 가이드를 구체화해 업데이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매뉴얼은 교수학습개발원 홈페이지 ‘커뮤니티’ 내 ‘연구&출판’ 게시판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AI 활용 6대 기본원칙은 ▲인간 중심의 학습주권 확립 ▲공존·상생과 공공성 강화 ▲정직·투명·책임 준수 ▲안전과 프라이버시 보호 ▲비판적·창의적 사고력 함양 ▲글로벌 시민성과 평화의 가치 확장이다. 또한 AI 활용 위험도를 3단계(고·중·저)로 분류해 기준을 명확히 했다.
‘저위험’은 아이디어 발상, 개념 설명 문장 윤문 등 학습 보조 역할이며, ‘중위험’은 요약, 번역, 코드 디버깅, 에세이 초안 작성 등 결과물에 실질적 기여를 하는 경우다. ‘고위험’은 AI로 생성한 보고서, 에세이, 코드, 이미지, 동영상 등을 검증하지 않고 그대로 제출하는 사례로 분류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교수자는 수업 목적에 따라 AI 활용 수준을 ▲금지형 ▲제한 허용형 ▲적극 통합형 중 하나로 결정해 강의계획서에 참고할 수 있다.
‘금지형’ 수업에서 AI 활용을 부정행위로 판단할 수 있으며, ‘제한 허용형’ 수업은 교수자가 특정 주차나 활동에서 AI 활용을 허용할 수 있다. ‘적극 통합형’ 수업은 모든 학습활동에서 AI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AI 활용 역량 자체를 학습 목표로 설정할 수도 있다.
AI 활용 여부 자체를 교수자가 표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중앙대의 경우 강의계획서에 AI 활용 여부를 체크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 과반수 이상의 강의가 이를 공시하고 있다.
교수학습개발원 지상현 원장은 “지금의 가이드라인은 강제가 아니라 교수자가 수업 운영 방향을 명확히 안내할 수 있도록 돕는 조치”라며 “강의계획서에 ‘AI 활용 허용 범위’를 표시할 수 있는 방안은 학사지원팀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학습자는 AI 활용 시 ▲도구명 및 버전 ▲사용 목적 ▲프롬프트 기록 ▲활용 방식 ▲결과 검증 과정 등을 기록해 둘 것을 권장한다. 제한 허용형 수업에서는 AI가 최종 산출물을 대체할 수 없으며 위의 내용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극 통합형 수업에서도 AI 사용 기록과 함께 비판적 검증 분석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AI 활용 여부를 판별하는 공식적인 시스템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 교수학습개발원은 AI 활용 여부 판단 시스템인 턴잇인을 사용해 학위 논문을 판별한다. 그러나 일반 과제물 AI 활용 여부 판단의 경우는 별도의 도구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로 지 원장은 “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교육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학생의 자율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교수자와 학생이 상호 공유를 통해 평가와 채점이 이루어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부정 사용 판정은 기존처럼 정황, 사용기록, 학생 진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학칙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지 원장은 “보고서의 참고 문헌에 존재하지 않는 허위의 참고문헌을 AI가 창조해 내는 경우처럼 구체적 근거를 통해 부정사용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필 시험의 경우 별도 공지가 없더라도 AI 활용은 금지된다”며 “마치 오픈북 시험이 공지되지 않은 수업에서 당연히 교재나 강의 노트를 보면 안 된다는 원칙과 마찬가지일 것”이라 덧붙였다.
AI 활용 가이드라인에 대해 최승은(사회학 2025) 학생은 “AI 활용 기록을 남겨야 해 번거롭겠지만, 무분별한 AI 사용을 막고 학습과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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