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의무화되는 다전공제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학은 온라인 강의 확대라는 대안을 냈다.
강의 수요 증가와 교육 인프라 부담에 내놓은 대안이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비대면 수업 방식으로 인한 수업 질 저하는 어떻게 막을지 우려스럽다.
기획조정처장과 교무처장, 총장 모두 인기 학과 쏠림으로 인한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혼합수업과 온라인 강의 확대를 대안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 확대는 인프라 문제의 정공법이 아니다. 물리적 공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 교육의 본질적인 가치를 충분히 고려한 대안이라 보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학습 몰입도 저하다. 온라인 강의는 시공간 제약이 없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동시비판적 사고와 학습의 가치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에 학습자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대면 수업이 주는 긴장감과 교수-학생 간의 비언어적 소통이 사라진 화면 너머의 강의는 ‘시청’의 영역에 머물기 쉽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실시간 강의 도중 다른 작업을 병행하거나 녹화 강의를 배속으로 재생하며 출석 체크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수업은 화면 너머 강의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고 출결 관리가 형식화될 우려를 낳는다.
상호작용 역시 크게 줄어든다. 대학 교육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이 아닌, 교수와 학생, 그리고 학생들 간의 치열한 논쟁과 소통을 통해 완성된다. 온라인 환경에선 학생의 반응을 살피며 수업의 속도와 깊이를 조절하는 교수의 유연한 대처가 어렵다. 수업이 교수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로 그칠 경우, 대학 교육이 지향해 온 비판적 사고와 학습의 가치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
지난 학기 화두였던 온라인 시험 공정성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줌 녹화 등을 통해 시험 과정을 녹화했지만, 부정행위를 완전히 차단하기엔 한계가 분명했다. 평가의 신뢰성이 흔들린다면 성적의 공정성은 물론 교육 전반에 대한 신뢰 역시 훼손된다. 최소한 시험만큼은 대면 평가를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전공 의무화로 강의 수요가 늘어났다면, 학교가 해야 할 일은 그에 걸맞게 교원을 확충하고 강의실을 늘리는 실질적인 투자다. 온라인 강의를 통한 보완은 부차적인 수단이어야지, 교육 시설과 인력의 부실을 가리는 가림막이 돼선 안 된다.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이에 걸맞은 물적·인적 투자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다전공 의무화는 학생의 전공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제도다. 그 취지가 교육의 질 저하로 귀결돼선 안 된다. 대학 본부는 인프라 확충에 초점을 맞춰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온라인 강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면 교수학생 간, 학생 간에 상호작용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다전공 의무화는 제도 도입 자체보다 그것이 어떤 교육으로 구현되느냐가 중요하다. 강의 수요 증가를 이유로 온라인 강의 확대에만 의존한다면, 학생들에게 남는 것은 선택지의 확대가 아닌 교육 공백일 수 있다.
본부는 교육의 질을 지켜내는 데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다전공 의무화가 진정으로 학생의 선택지를 넓히는 제도가 되기 위해선 인프라 확충과 수업 방식 개선을 병행하는 장기적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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