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년 만에 부활한 ‘MBC 대학가요제’에서 포스트모던음악학과 이찬영(포스트모던음악학 2020)·성지원(포스트모던음악학 2021)·강민서(포스트모던음악학 2023)·강민구(포스트모던음악학 2020)·류영근(포스트모던음악학 2023) 씨로 구성된 밴드 ‘카덴차’가 대상을 받았다. 이들을 만나 대상 수상까지의 과정과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봤다.
2주 만에 완성한 대상 곡
“영감이 오셨다”
밴드의 시작은 지난 7월 말 즈음 강민서 씨가 대학가요제 공고를 발견하고부터다. 강 씨는 ‘우리의 이름을 세상에 빨리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원래부터 곡 작업을 함께 해왔던 성민서 씨에게 출연을 제안했고, 성 씨는 수락했다. 그간 학과 내에서 서로의 연주를 자주 봐왔기에, 실력 좋은 친구들을 하나둘 불러 모으며 빠르게 이뤄졌다. 일명 ‘경희대 어벤져스’였다.
참가곡 ‘허기’를 작업하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단 2주 만에 스케치부터 작사, 작곡, 그리고 편곡까지 모든 곡 작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처음엔 아무런 아이디어 없이 레퍼런스를 몇 곡 찾아보고, 피아노도 쳐보면서 멜로디를 흥얼거리다가 딱 코러스 멜로디가 먼저 나왔어요. 그걸 가지고 작업실에서 나머지 부분까지 하루 만에 전체 곡을 다 만들고, 그다음 날부터 편곡에 들어가면서 착착 진행됐던 것 같아요.”
강 씨는 일사천리로 곡 작업을 마칠 수 있던 것에 대해 “영감이 내려오셨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곡을 작업하며 생기는 여러 의견 충돌을 갈등 없이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모두의 노력도 한몫했다. 류영근 씨는 “서로 알던 사이이긴 하지만 팀이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초반에 서로의 연주를 경청하면서 알아가는 시간을 좀 가지고, 피드백도 주고받으면서 호흡 맞추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13년 만에 개최된 ‘2025 MBC 대학가요제’에서 포스트모던음악학과 밴드 ‘카덴차’가 우리학교 학생으로는 19년 만에 대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이찬영, 성지원, 강민서, 강민구, 류영근 씨. (사진=박서연 기자)
긴장과 즐거움이 공존한
대학가요제 본선 무대
본선 무대를 마치기까지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큰 무대는 처음이었다. 강민구 씨는 “이미 참가 신청 영상을 제출한 뒤에 보니 규모가 커서 ‘이걸 내가 하는 게 맞나’ 싶어 부담을 많이 느끼며 준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민서 씨는 무대에서 많이 긴장하는 체질이라고 한다. 강 씨는 “본선 무대에 서기 전에 수면제 없이는 못 잘 정도로 많이 떨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동료들이 본선 무대 당일, 아침부터 긴장 상태인 강 씨의 ‘멘탈 관리’를 도우며 무사히 무대를 마쳤다.
본선 당일 세차게 내린 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류 씨는 비로 인해 퍼포먼스에 제약이 있었다. “드럼 바로 옆에 천막을 유지하는 철사 같은 게 있었는데, 자꾸 그 철사가 드럼 스틱에 걸려서 한번 놓칠 뻔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긴장도, 비도 이들의 무대를 망치지는 못했다. 무대에 선 순간만큼은 모두가 완전히 몰입했다. 성 씨는 ”제가 쓴 곡을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연주해 본 게 처음이었는데, 이 많은 사람이 내 음악을 듣고 있다는 생각에 벅차고 재밌었다”며 웃어 보였다.
슬럼프에서 시작한 대상 곡 아이디어
‘감정을 소화한다’
대상 곡 ‘허기’의 아이디어는 강민서 씨가 착안했다. 강 씨는 대학가요제 이전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낙방했다. 하지만 ‘실패는 곧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속상해서 일주일 내내 울고 있던 강 씨에게 대상 곡 ‘허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오디션에 떨어지고 힘든 감정을 ‘그래도 밥은 먹고 살아야지’하며 최대한 씹어 삼키려고 하다가, 그걸 가사로 풀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들은 ‘허기’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 씨는 “슬프고 절망적인 감정을 극복하려면 그냥 아무 생각 하지 않고 밥을 먹고 내일을 또 살아가야 하는 것 같다”면서 “너무 큰 불안과 절망을 다 신경 쓰다 보면 삶이 망가지기에, ‘희망이 찾아오든 절망이 찾아오든 밥은 든든히 먹어가면서 살아가 보자’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 역대 MBC 대학가요제 우리학교 참가자 수상 이력
“꼭 성공하겠다”
카덴차는 계속된다
카덴차는 앞으로도 함께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이들의 최우선 목표는 대상 곡 ‘허기’의 음원과 음반 발매다. 최근엔 MBC ‘음악중심’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너무나 잘 맞는 멤버들과 같이 음악을 하는 건 행복한 일이니까, ‘행복한 일 같이해보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조금씩 함께 나아가보려 해요.”
이들은 행복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한다. 강 씨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항상 드는 생각이 모든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 위로를 주는 ‘선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이라며 “세상에는 악한 요소들이 많은데, 음악에까지 그런 요소들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를 향한 응원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잘 안다”며 “그럼에도 저희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저희가 얼마나 성공하는지 지켜봐 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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