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회기랑길 청춘 야장 놀이터’, 청춘과 지역이 함께한 상생의 밤
【서울】 ‘회기랑길 청춘 야장 놀이터’가 지난달 30일부터 양일간 진행됐다. 행사 기간 동안 회기랑길 일대에는 야장과 함께 다양한 체험 부스, 공연 무대가 마련돼 학생들과 회기동 주민들의 발길을 모았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경희대 앞 회기랑길 상권의 매력을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회기랑길 내 주점 앞에는 야외 테이블이 설치됐으며 ‘쿨쿨쿨’ 주점 앞에는 대형 무대가 세워져 버스킹 공연, 거리 노래방, DJ 퍼포먼스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거리에는 ▲콜라보 팝업스토어 ▲할로윈 분장 메이크업 ▲미니 오락실 등 다양한 체험 부스들이 이어졌다.

▲경희대 인근 음식점이 협력해 세워진 ‘회식럽’ 행사 부스 (사진=김가빈 기자)
행사를 기획한 서울신용보증재단 동대문종합지원센터 김단비 대리는 “이 지역만의 젊은 에너지와 가을밤의 감성을 담은 축제를 통해 ‘머물고 싶은 거리’, ‘다시 찾고 싶은 상권’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리는 “이번 행사는 청년·주민·상인이 함께 만든 상생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버스킹 공연은 경희대 총동아리연합회의 협력으로 기획됐으며, 준비 단계부터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1일 차 무대에는 우리학교 경영대 밴드 소모임 ‘HEEROCK’, 힙합알앤비 동아리 ‘BOUNCE’를 비롯해 컨트리밴드 ‘The Worms’, 히든싱어 싸이 편의 ‘짜이’가 무대에 올랐다. 2일 차에는 동대문문화원의 ‘하모니 밴드’, 우리학교 뮤지컬 극단 ‘LUCID’, 보컬동아리 ‘발라드림’과 ‘오아베 밴드’, ‘DJ 우상’이 공연을 선보였다. ‘BOUNCE’의 박준민(응용영어통번역학 2025) 씨는 “지역 주민을 위한 무대에 오르게 돼 기쁘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학교 근처 상권이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시작 직전 모습. 장기자랑 시간에 참가자가 노래에 맞춰 춤추고 있다. (사진=김가빈 기자)
오후 8시에 열린 ‘청춘 올림픽’에서는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가 진행돼 회기동 주민 임종찬 씨가 1등을 차지했다. 임 씨는 “우연히 밥을 먹으러 왔다가 야장을 구경하던 중 대회에 참여하게 됐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를 찾은 문지원(회계·세무학 2023) 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학교 근처 상권이 ‘회기랑길’로 선정된 것을 알게 됐다”며, “학교 근처에 이런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10초를 잡아라!’ 게임 부스를 즐긴 이화여대 중국인 유학생 학패기 씨는 “다양한 부스가 있어 신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 부스 중에서도 경희대 인근 음식점 ‘녹원’, ‘따께리아 라 비다’, ‘본도시락’, ‘심양’, ‘키친 요로시쿠’가 협력한 ‘회식럽(회기 식문화 클럽)’이 눈길을 끌었다. ‘녹원’의 사무국장이자 로컬 크리에이터인 김윤식 씨는 “회식럽은 회기동 내 젊은 상인들이 모여 지역 식문화를 알리고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결성됐다”고 설명했다. 회식럽 부스에서는 ‘따께리아 라 비다’, ‘심양’, ‘키친 요로시쿠’ 세 식당이 개발한 소스를 시식하고 투표하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키친 요로시쿠’의 홍윤선 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기존 소스 외에도 심양의 사장님께서 경희대의 다문화 학생들을 고려해 개발한 소스를 함께 선보이면서, 학생과 지역 주민들의 반응을 얻고자 했다”고 밝혔다.
대학 청춘들로 가득한 야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테이블이 있었다. 바로 ‘64년생 용띠’로 이뤄진 테이블이었다. 경희의료원에서 28년을 근무하고, 전 회기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았던 엄익기 씨는 “오늘 행사에 어르신 분들이 많이 없으신게 아쉽다”며 “앞으로 학생, 주민, 어르신들이 모일 수 있는 화합의 자리가 만들어져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동선 씨는 “신나는 행사의 분위기가 좋았다”면서도 “행사가 야장으로 이뤄졌음에도 꼬치나 어묵 등 즉석식품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어 “2층 주점의 야장 자리도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역전할머니맥주’의 홍기무 사장은 “경희대 상권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 중심 구조로 외부 유입이 적다는 점”이라며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감해 힘든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날씨가 추워 야장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은 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행사를 통해 거리 분위기가 살아나고 외부 유입이 늘어난 점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랑통닭’의 이소연(지리학 2022) 직원도 “행사 덕에 평소보다 방문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심미경 서울시의원은 “경희대 상권의 핵심은 지역 주민과의 연결성”이라며 “골목 상점들이 활성화돼 경희대 지역 경제가 살아났으면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심 의원은 “현재 경희대 상권이 침체돼 있다는 것이 지역 상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특히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동대문구 경희대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지역 주민과 상인, 대학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리는 “이번 사업의 목표는 축제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상권 곳곳이 문화와 함께하는 거리로 자리 잡는 것”이라며 “지역 상인과 청년 창업자, 예술인 간 네트워킹을 강화해 지속적인 협력과 교류가 이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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