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중앙도서관 4층에 누수가 발생했다. 지난 8월부터 노후화된 방수층 교체를 위한 공사에 착수했지만, 공사 도중 발생한 호우로 피해를 입었다. 해당 층에는 중앙박물관과 경희기록관이 위치해 있어 유물과 기록자료의 보존 측면에서 우려된다.
누수를 인지한 이후 중앙도서관은 4층 중앙박물관과 경희기록관, 제4열람실 이용을 통제했다. 천장 텍스가 일부 젖어 떨어진 채 양동이와 비닐로 물을 받고 있는 모습이었다. 비록 박물관과 기록관 측은 “중요한 유물 등은 미리 안전한 곳에 옮겨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물이 새는 복도 한가운데 양동이가 놓인 모습을 미루어 보건대, 과연 ‘피해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 열람실에까지 미세하나마 누수가 발생했으니 말이다.
중앙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다. 우리학교 중앙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제1종 종합박물관으로, 학술 연구와 문화재 보존을 위한 전문 기관이다. 경희기록관 역시 학내 역사와 운영의 흐름을 기록하는 중요한 보존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갖는 상징적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유물은 한 번 훼손되면 회복이 어려운 자산이다. 대학 구성원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문화·학술적 자산이 위협받는 것이다.
누수의 원인은 명확했다. 기존 방수층을 제거한 직후, 호우가 내렸고 마감되지 않은 옥상층을 통해 빗물이 내부로 유입됐다. 시기적으로 불가항력의 측면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다만, ‘사전 대비는 적절했는가’, ‘유관부서와 소통은 잘 이뤄졌는가’라는 의문은 지울 수 없다.
총무관리처장은 소통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꼽았다. 각 시설 관리자가 상이해 공지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었으며 충분한 대면 소통이 부족했다고 했다. 공사 일정, 방식, 예상 리스크, 대응 방안 등을 미리 긴밀하게 공유하고 협의했다면 보다 적극적인 사전 대응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도서관 측은 시험 기간에는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내부 정비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유관 부서 간의 협의 체계, 주요 시설 담당자와 공사 담당 부서의 협의 매뉴얼 마련 등 구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대형 공사의 경우 시설 이용자와의 대면 소통을 활성화해 정보 전달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이번 사고를 비단 중앙도서관에서 벌어진 일회성 사고로 치부해선 안 된다. 이미 몇 년간 교내 주요 건물에서 누수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반적인 시설 점검과 함께 사전 대비, 위험 예측, 소통 체계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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