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법전원 학생들, 모의 공정위 경연대회 대상…"화장품 잔뜩 사는 유학생 보고 아이디어 떠올라"
【서울】 지난달 13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제23회 모의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경연대회’에서 우리학교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팀이 대상을 받았다. 우리학교 법전원팀이 대상을 받은 것은 3년 만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개최하는 모의 공정위 경연대회는 올해 역사상 가장 많은 35개 팀이 참가했다. 그중 20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대회에 참가한 나은창(법학전문대학원 2025) 씨는 “단순히 많이 공부하는 민법, 형법이 아니라 우리들만의 전문성을 찾을 만한 분야를 정해서 깊이 연구해 보자는 취지로 대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법전원팀은 이창하(법학전문대학원 2025) 팀장을 필두로 팀원 김범휘·나은창·양채현·전상훈(모두 법학전문대학원 2025) 5명이 모여 ‘폼폼국화’팀을 결성했다. 이들은 ‘K-컬처 열풍을 타고 면세 쇼핑과 부가가치세 환급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가상의 회사가 고율의 리베이트 제공과 독점 계약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장해 나가는 행위’를 다뤘다. 리베이트는 판매자가 지급받은 대금의 일부를 사례금이나 보상금의 형식으로 지급인에게 되돌려 주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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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모의 공정거래위원회 경연대회’에 참가해 대상을 거머쥔 ‘폼폼국화’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창하, 양채현, 나은창, 김범휘, 전상훈 씨. 이들은 모두 법전원 17기 동기다. (사진=김유경 기자)
주제 선정부터 팀 역량 평가
생활 속 경험 토대로 주제 정해
모의 공정위 대회는 각 팀이 각기 다른 주제를 두고 심사관과 피심인의 역할을 맡아 논쟁을 펼치는 방식이다. 양 씨는 “보통 다른 대회들은 주제를 주고 그 주제에 대해 각자 논하는 방식이라면, 모의 공정위 대회는 주제 선정부터 그 팀의 역량으로 평가하는 대회이기에 주제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 씨는 “주제를 못 정하고 있다가 근처 화장품 가게에서 화장품을 잔뜩 사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보고 ‘세금 환급’이 떠올랐다”며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세금 환급을 조사해보니,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제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세금 환급은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사후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에 대해 부가가치세 등을 환급받는 제도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백화점 등 국내 상점에서 물건 구입 후 직접 세금 환급을 받지 않고, 세금환급 대행업체를 이용한다. 업체는 외국인과 가맹점 사이에서 여러 서류처리 등을 대신한다. 이 과정에서 업체는 상당수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지배적 구조를 가져가고 있다는게 폼폼국화 팀의 설명이다. 팀은 이 사실에 주목해 실제 우리나라에서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 회사를 모델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이 팀장은 “의결서 양식 등은 공정위 홈페이지에 다 올라와 있어서 전문적인 법 지식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제 설정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주제에 온 정성을 쏟으면 나머지 과정은 조금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료 거절, 해외 체류 악재에도
"시간 쪼개며 대회 준비했다"
폼폼국화 팀은 자료 조사를 위해 증권사 리포트나 산업 보고서 등을 취합하며 사업자들 사이의 거래와 정산 방법을 조사했다. 나 씨는 “과거 국회의원이 관련 시장에 관해 제안한 것이 있어 자료를 받아보고자 메일도 써보고 국세청에도 정보 공개 신청도 해봤지만 거절당해 그 자료를 활용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고 했다.
대회 준비 중 팀원 대부분이 일본 도쿄 추오대 로스쿨로 연수를 떠나 본선 자료를 일본에서 만들어야 했다. 한국에 있는 팀원과 온라인 미팅을 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김 씨는 “오전에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시간을 쪼개서 대회 준비를 한 것이 힘들었지만, 준비하며 경제법 등 잘 모르는 분야의 사례를 공부하다 보니 실력이 크게 성장한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본선 대회는 팀 내에서 심사관과 피심인으로 역할을 나눠 맡아 공방을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심사관 측은 과징금 부과를 요청했다. 공방은 피심인 측의 최후 변론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양측 누구의 승리도 아닌, 열린 결말로 끝났다. 전 씨는 “피심인 측의 논리도 탄탄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열린 결말로 끝내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당초 계획 '본선 진출'이었지만
"다섯 모여 '오각형'처럼 좋은 결과 받아"
폼폼국화 팀의 목표는 본선 진출이었다. 이 팀장은 “본선 나갔을 때 이미 목표는 이뤘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편하게 대회에 임했다”고 말했다. 나 씨는 “본선에 진출하니까 우수상까지 받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랬던 이들이 대상을 수상했다. 이 팀장은 “다섯이 모여 오각형이 되었듯이 모두가 있었기에 좋은 결과를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 씨는 “법조계 진로를 희망하는데 단순히 법을 잘 알고 시험 문제를 잘 푸는 것 외에도 실제 산업이나 거래에 대한 이해도 법 지식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며 이어 “변호사가 길이 굉장히 넓은데, 이번 경험을 통해 나중에 우리가 어디로 가더라도 공정위 쪽 진로를 살펴볼 수 있는 이정표를 하나 찍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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