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기획자
박강빈(국제통상·금융투자학 2020) 동문
#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 또는 위탁가정에서 보호를 받다 만 18세가 되면 독립해야 하는 청년을 말한다. 매년 2천 명 이상의 자립준비청년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지만, 지원이 중단되는 순간 많은 이들은 혼란을 겪는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고자 힘쓰는 사람이 있다. 사회공헌 기획자이자 자립청년을 위한 활동가인 박강빈(국제통상·금융투자학 2020) 씨를 만나봤다.
자립의 순간
그리고 활동의 시작
박강빈 씨의 어린 시절은 남들과 조금 달랐다. 부모님 온기 대신 보육원 선생님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했다. 혈연이 아닌 보육원에서 인연을 맺은 동생들과 생활하고, 같은 방에서 이들과 함께 잠들었다. “어른이 한 명이고 아이들이 다수다 보니 마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처럼 지냈던 것 같아요.” 그는 그런 경험이 “오히려 행복한 기억”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만 18세에 맞은 ‘자립의 순간’은 그를 당황스럽게 했다. 자립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하며 금전 고민으로부턴 벗어났지만 여러 지원의 기회를 놓쳤다. 자산 관리나 주거 계약 같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정보를 몰라 시행착오를 겪었다.
박 씨가 가장 어렵다고 느낀 것은 주변에 도움을 청할 어른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그는 ‘나와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후배들에게 알려줘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21살부터 보육원을 순회했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진정한 자립을 위한 강연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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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강빈 씨는 “이제는 전문성을 함께 갖춘 컨설턴트로서 보다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자 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박강빈 씨 제공)
‘자립 준비 청년’과
‘일반 청년’의 경계를 허물다
현재 박 씨는 사회 환원과 기부를 목적으로 하는 한 회사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더불어 그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활동가로도 활발히 활동해 왔다.
박 씨는 자립준비청년이 법적인 지원을 위해서 명명된 것일 뿐 그것이 해당 청년들의 ‘정체성’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립준비청년이라는 말을 들으면 궁핍하고, 지원이 필요하고, 혼자서 무언가를 하기 어렵다는 이미지가 떠올리게 되죠. 사실 아예 틀린 말은 아닐지라도 절대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즉, 청년과 일반 자립 준비 청년의 경계를 허문다는 것은 ‘사회적 프레임’을 허무는 것이다. “자립준비청년의 반대말이 일반 청년이나 비자립준비청년은 아니잖아요. 자립준비청년이 아니더라도 이혼 가정, 한부모가정에 속한 청년들처럼 다양한 가정환경이 있는데, 연민의 대상으로,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계층으로만 인식되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그는 ‘빈곤’, ‘수동적’, ‘어려움’이란 단어가 뒤따르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이미지를 덜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자립준비청년 50명을 만나 인터뷰하고, 100일간 SNS에 이들의 일상을 업로드했다. “진로에 대한 고민, 연애 고민처럼 성인이 될 때까지 누구나 하는 일상적인 고민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단지 금전적인 고민뿐 아니라 이들도 ‘누구나 하는 연애나 진로 같은 평범한 고민을 똑같이 하고 사는구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그의 눈에는 자립준비청년과 그렇지 않은 청년이 모두 같은 ‘청춘’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는 이런 인식이 확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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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강빈 씨가 토크콘서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박강빈 씨 제공)
스피커에서 컨설턴트로
전문성 겸비한 실무자 되고파
이제 박 씨는 더 나아가 사회의 손길이 필요한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멘토링 사업을 자문하고 있고, 청소년에게 진로 및 법적 교육을 지원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박 씨는 전문성을 위해 여러 활동에 도전한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당사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줄 수 없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전문성을 함께 갖춘 컨설턴트로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자 해요.” 이전보다 그가 지원하는 청년의 범위도 커졌다. 그는 이주배경 청년, 가족 돌봄 청년, 탈가정 청년을 돕기도 한다.
그는 사회적 지원이 이제는 재정뿐 아니라 문화 차원에서도 조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생계와 직결된 금전적 지원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자립 준비 청년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어요.”
그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진로 사례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전했다. “로스쿨에 진학한 친구도 있고, 프리랜서 개발자로 성공해 청약에 당첨된 친구도 있어요. 점점 더 많은 후배들이 다양한 진로를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는 오늘도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길이 더 멀리 갈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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