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시절 모은 전 재산 3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했죠.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제주도 해안가를 하루 종일 걸으며 화산석을 주웠고, 이를 세척하고 향을 입혀 ‘스톤 디퓨저’를 만들었습니다. 3년 만에 연 매출 1억 원을 달성했죠.”
제주도 화산석에 향을 입힌 ‘스톤 디퓨저’를 개발해 ‘코지 프래그런스’를 운영하는 박성현(미디어학 2021) 대표의 이야기다. 현재 3학년인 박 대표는 ‘졸업 후 취준’을 거치는 것과 달리 졸업 전부터 휴학 후 ‘창업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 박 대표처럼 취업보다 창업의 길을 선택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알바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이 대학생 1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창업 인식 설문조사에서 66%가 “취업 대신 창업을 고민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나만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싶어서(40.4%)’, ‘관심사와 맞는 일을 하고 싶어서(35.6%)’ 등이 꼽혔다.
지난해 6월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4년 6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전국 4년제 일반·교육대학 재학생 또는 졸업생의 창업 기업 수는 1,951개로, 2022년(1,581개)과 비교해 23.4%p 상승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학·졸업생이 창업한 기업 수는 ▲2019년 1,222개 ▲2020년 1,509개 ▲2021년 1,722개로 3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우리학교 역시 신규 창업자가 2021년 28명, 2022년 31명, 2023년 3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출처: 대학정보공시)
틀에 박힌 경험보단
‘자신의 길’ 찾아
창업자들은 안정적인 길 대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창업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직접 만나본 창업자들이 꼽은 창업 계기로는 ‘취업이 어려워서’, ‘회사에서 부품처럼 소모되는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일을 하고 싶어서’, ‘더 늦기 전에 도전하고 싶어서’ 등이 있었다.
기구, 회로, 코드 설계를 바탕으로 시제품을 제작하는 ‘아무고나제작소’ 이인규(기계공학 2013) 대표는 “학부 연구생으로 일하며 연구는 적성에 맞지만, 전공은 그렇지 않다고 느꼈다”며 “돈을 잘 벌지는 못하더라도, 나만의 길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지 프래그런스’ 박 대표는 비교적 갑작스럽게 창업을 시작했다. 제주도의 한 소품샵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박 대표는 유통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본 경험을 살려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정했다. 그는 “적은 자본으로 아이디어만 믿고 창업을 시작했으나, 숱한 어려움을 겪었고 놓친 부분도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 교보문고 등에 출품하며 유통 경로를 다양화했고, 더현대에서 3월에 진행하는 제주도 팝업에도 출품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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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톤 디퓨저 사업을 하고 있는 박성현(미디어학 2021) 대표는 메가쇼 2024 박람회에 참여
해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 대표 제공)
청년 창업 증가 원인
창업생태계 확대
한국벤처창업학회 이우진 회장은 청년 창업 증가 이유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전, 젊은 스타트업 창업가의 성공사례 축적, 창업생태계의 확대를 꼽았다.
이 회장은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해졌고, 엑셀러레이터(AC)와 같은 민간 기관이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대학도 취업 준비를 넘어 기업을 탄생시키는 기관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학교 창업보육센터도 창업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공간과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캠퍼스타운에 입주했던 ‘루모스’ 김경진(경영학 2008) 대표는 “창업할 때 가장 절실하고 해결하기 힘든 것이 공간 문제인데, 캠퍼스타운에 입주해 이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현재 캠퍼스타운에는 6개의 우리학교 창업 기업이 입주해 있다. 우리학교는 교육부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에서 2024년도 창업교육 우수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도 청년 창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창업과 관련된 국고 사업 시장 규모가 이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졌다. 창업 관련 국고 사업 시장 규모는 2021년 1조 4623억 원 규모에서 2022년 3조 6668억으로 급증했고 2023년에도 3조 6천억 원 수준을 유지했다. 국고 사업 수 역시 2021년 193개에서 2023년 426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회장은 코로나 이후 저성장이 지속되는데도 창업이 증가하는 것이 아이러니해 보일 수 있으나, 문화적인 변화로 바라보면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이 자신의 아이디어로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하는 욕망이 커졌고, 결국 이러한 문화적 변화가 ‘조금이라도 젊을 때 도전해 보자’는 마인드로 나타난 것”이라며 앞으로도 창업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창업 성공의 기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예상되는 어려움 파악 필요
다만 창업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여전히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인규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며 가장 힘든 건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세무, 재무는 물론 마케팅, 수익, 매출 등을 모두 신경 써야 한다”며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몰라 첫 사업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90%는 시작하고 1년 안에 사라지고, 나머지도 3년 안에는 대부분 사라져 살아남은 사람을 손에 꼽게 된다”고 덧붙였다.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는 낚시용품 제조 회사 ‘셉트’ 창업자 김남웅 씨 역시 “적자를 감수하고 사업을 이끌어야 하고 회계, 세무 부분도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며 “철저히 준비해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더불어 “자신의 사업이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예상되는 어려움은 없는지, 자신이 사업에 잘 맞는지 명확히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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