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
“교통안전법 개정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지난 9일 열린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는 대학 캠퍼스 내 도로 안전관리를 의무화하는 개정안이 의결됐다. 지난달 부산대 캠퍼스에서 대학생이 지게차에 치여 숨진 사고 이후, 22일 만이다.
부산대 사고뿐만 아니라 지난해 동덕여대 캠퍼스 언덕길에서 트럭에 치여 대학생이 숨진 사고도 있었다. 두 사고가 발생한 지점 모두 인도와 차도의 분리가 없었고 교통안전시설이 미비했다.
부실한 보행 안전과 규제로 예견된 사고였다는 점에서 안타까웠다. 캠퍼스를 걷다 보면 인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곳, 과속으로 사고 위험이 높아 보이는 곳을 쉽게 볼 수 있다. 결코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캠퍼스 내 도로는 고질적인 교통안전 사각지대로 불려 왔다. 운전자와 보행자의 행동 수칙을 규정하는 도로교통법에서조차 ‘도로 외 구역’에 해당되어 공식적인 도로로 인정받지 못한다. 문제는 대학 내 도로 안전을 책임질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경찰도 공식 도로가 아닌 곳에서는 단속할 근거가 없으며, 대학 본부가 대학 내 도로 안전관리를 준수해야 할 의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교통안전법 개정안은 이러한 도로법의 맹점을 짚어냈다. 개정안에서는 대학 내 도로를 ‘단지 내 도로'로 새로 포함했다. 그리고 교통안전 관리 주체를 ‘각 학교의 장’으로 규정했다. 관할 시·군·구청장에게도 실태 점검과 시설 개선 권고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그러나 법률 개정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법률도 구성원의 경각심과 실천 노력이 없다면 유명무실해진다. 대학은 서둘러 자체적인 교통 규제와 처벌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캠퍼스 내 위험 차량을 통제해야 한다. 또한, 규정을 지속 가능하게 실천할 수 있도록 교통 표지판과 통행로 개선 등의 조치를 구성원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학생도 캠퍼스 내에서 보행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지 능동적으로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
캠퍼스 내 교통안전은 구성원이 함께 능동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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